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세상 읽기] ‘불안의 시대’를 관리할 대통령 / 김종대

등록 2012-11-29 19:12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이 교체된 데 이어 다음달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일본의 중의원 선거가 예정된 동북아 정세가 매우 역동적이다. 그런데 새로운 동북아 평화의 가치가 창출되리라는 기대보다는 분쟁 위험이 고조되는 불안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상황이다.

미국은 ‘아시아로 회귀’를 외치며 동방으로 군사력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군사패권국으로서 미국은 항공모함 10척 중 6척을 아시아태평양에 투입함으로써 ‘해양의 군사화’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의 경찰이자 군기반장으로서 중국을 길들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미국 항공모함 중 한계수명 30년이 경과하지 않은 신형 항공모함은 3개뿐이고, 나머지 7개는 낡은 것이다. 지갑이 텅 빈 미국은 아시아에서 지금의 군사력 비교우위를 미래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시킬 수 있는지 의심받을 처지다. 말은 호탕하게 하지만 미국은 가장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은 항공모함의 전투기 이착륙 시험에 성공했다. 앞으로 2~3년은 족히 소요될 것이라는 항모의 전투기 탑재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한층 강해진 근육질을 과시하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핵심 이익을 주장하는 중국의 행보는 미국 패권에 대한 도전국의 행태로 의심받고 있다. 쇠퇴하는 패권국과 부상하는 도전국의 갈등과 대결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동북아 국가들은 동북아 질서가 재편되는 미래에 자신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은 급속한 우경화 추세에 편승하여 ‘보통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핵 억지력까지 거침없이 주장하는 인물들이 약진하는 다음달의 중의원 선거는 2차대전 이후 가장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표방하는 권력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과 센카쿠열도에서 최근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했던 대만도 이제는 ‘주권국가’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해양에 진출할 틈을 노린다. 한편 북한은 강성대국으로 가기 위해 또 한번의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의 대선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을 상대로 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국가들의 행태란 ‘남 잘되는 꼴을 못 봐 주겠다’는 경쟁심과 ‘우리도 한칼이 있다’며 국가의 위신을 높여보겠다는 의지의 결합처럼 보인다. 이러니 동북아 정세가 불안하고 해양은 급속도로 군사화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때 한국의 외교안보는 낡은 이념과 색깔에 발이 묶여 있다. 대선 정국에서 여야 간에는 전쟁을 예방하는 문제, 평화와 번영의 가치는 의제에서 밀려나 있고 그 대신 낡은 북방한계선(NLL) 논쟁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색깔논쟁에 가위눌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고가 마비되어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되면 외교안보 역량이 선거과정에서 잠식되어 차기 대통령은 집권 초에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차기 지도자는 ‘믿음의 체계’라고 할 수 있는 일관된 신념에 의해 한반도의 위기를 자주적으로 관리하고 북한과도 협상하며,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전파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집권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정권 차원의 높은 결의, 둘째는 평화공존의 질서를 구현할 수 있는 행동계획(액션플랜)으로서 국가외교안보전략, 셋째는 유능한 관료와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세력이 전이되는 동북아에서 우리는 평화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준비부족으로 또 실패한 5년을 겪어야 한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한겨레 인기기사>

안철수, 문재인 돕기 언제쯤?…TV토론쯤 ‘등판’ 촉각
문재인 부인 ‘명품 의자’ 해명…“50만원짜리 중고 소파”
“박근혜 섹시…죽여줘요” 박캠프 로고송 논란
검찰, 수당 33억 떼먹은 대기업 회장도 무혐의 처리
검찰 내분 끝에…한상대 총장 30일 사표 제출
숙박 걱정 끝! 게스트하우스가 있잖아
[화보] ′성추문 검사′ 얼굴 가린 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사설] 속속 드러난 ‘윤석열 거짓말’,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1.

[사설] 속속 드러난 ‘윤석열 거짓말’,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나라야 어찌 되든, 윤석열의 헌재 ‘지연 전략’ [뉴스뷰리핑] 2.

나라야 어찌 되든, 윤석열의 헌재 ‘지연 전략’ [뉴스뷰리핑]

윤석열 파면되면 국힘 대선후보 낼 자격 없다 3.

윤석열 파면되면 국힘 대선후보 낼 자격 없다

나의 완벽한 상사 [세상읽기] 4.

나의 완벽한 상사 [세상읽기]

공교육에 부적합한 AI 교과서, 세금으로 무상보급 웬 말인가 [왜냐면] 5.

공교육에 부적합한 AI 교과서, 세금으로 무상보급 웬 말인가 [왜냐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