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바람직한 지도자

등록 2012-09-19 19:40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아테네는 전성기를 맞았다. 보통 ‘아테네의 황금시대’라고 부르지만, 그 시기를 이끌었던 지도자의 이름을 따 ‘페리클레스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정치가로, 장군으로, 문예 진흥자로 탁월했던 그의 능력을 증거하는 한 징표일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민주주의의 수호자였다.

우주의 삼라만상은 우연이 아닌 이성에 연유한다는 스승 아낙사고라스의 가르침을 존중해 그는 기이한 현상을 보더라도 미신에 연유하는 공포와 위협을 느끼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의 정신은 고매했고, 행동은 의연했으며, 말은 고상했다. 대중의 환심을 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비난이 있자, 철학자 제논은 비난자들도 그렇게 행동해서 인기를 끌어보라고 반박했다.

귀족이면서도 언제나 대중의 의사를 대변한 그는 연극과 축제를 통해 시민이 격조 높은 취향에 접할 수 있도록 했고, 군함을 이용해 항해 기술을 가르쳤다. 파르테논 신전으로 아테네를 아름답게 꾸미자 전쟁 기금을 유용한다는 다른 나라의 비난이 있었다. 그러자 아테네가 페르시아를 막아주는 한 상관할 바가 없다고 대답했다. 다른 나라는 돈만 내서 안전을 산 것이니 군인과 군함으로 싸운 아테네는 그 돈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파르테논 신전의 건설로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고 웅장한 건물을 갖게 되었다.

그가 민심을 얻은 이유는 청렴결백한 생활 태도에도 있었다. 그는 아테네를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부친에게 물려받은 재산은 한 푼도 늘리지 않았다. 아들과 아내가 불만을 가질 정도로 수입과 지출을 철저히 조절하며 살았던 것이다. 한편 그는 지지해준 시민들에게도 진심 어린 충고를 보낸다. 시민은 “생업에 몰두하면서도 공적인 업무에 대한 훌륭한 판관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들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는 민주주의가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한겨레 인기기사>

LG ‘회장님폰’의 승부수…“스마트폰 판 뒤집겠다”
19세기 고전 ‘소돔의 120일’이 음란물?
‘조건만남’ 아저씨들은 제가 미성년자인거 알아요
“얼음없는 여름 북극 4년안에 볼수도”
일본과 전쟁불사론까지…호전화하는 ‘중국굴기’
KBS·MBC ‘박근혜 감싸기’ 나섰나
[화보] 안철수 원장, 대선 출마 선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학원이 필요하다 1.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학원이 필요하다

‘내란 청문회’ 증언, 모두 윤석열을 가리킨다 [1월23일 뉴스뷰리핑] 2.

‘내란 청문회’ 증언, 모두 윤석열을 가리킨다 [1월23일 뉴스뷰리핑]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 [김누리 칼럼] 3.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 [김누리 칼럼]

‘-장이’와 ‘-쟁이’ [말글살이] 4.

‘-장이’와 ‘-쟁이’ [말글살이]

법집행 전면 부정한 ‘폭동’ 배후도 철저히 수사해야 [왜냐면] 5.

법집행 전면 부정한 ‘폭동’ 배후도 철저히 수사해야 [왜냐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