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미국의 인종 차별 문제가 해결돼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게다. 그의 취임 이후에도 흑백 간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격차는 크다. 그러나 흑인과 백인을 격리하여 가르치되 동등한 시설만 제공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앞의 평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을 시행하던 60년 전 시절에 비하면 흑인 인권의 문제는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그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몽고메리시에서 시작한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이었다. 로자 파크스라는 흑인 여성이 버스에서 백인 남성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체포되었다. 킹은 385일 동안 지속된 보이콧을 주도했다. 연행되거나, 자택이 폭탄 세례를 맞는 수난을 겪었으나 그의 비폭력 저항은 승리를 거뒀다. 그 시의 공용 버스에서 흑백 분리가 폐지된 것이다.
이후 흑인 인권 문제의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버밍햄시의 차별적 경제 정책에 대한 항의 집회에서는 시위자들에게 체포되라고 독려했다. 그들로 감방이 넘쳐나 행정을 마비시키려는 전술이었다. 흑인에게 직업과 자유를 보장하라는 1963년의 시위에서는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상기시켰다. 그의 관심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와 빈곤 퇴치의 문제로 이어졌다. 그의 행동에는 법보다 앞서는 양심의 정의에 대한 신념이 깔려 있다. “양심에 거리끼는 법을 어기고 그것의 부당함을 공동체에 일깨우려 기꺼이 감옥에 가는 사람은 사실상 법에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암살당한 뒤 부검 결과 39살 그의 심장은 60살 노인의 것이었다. 그의 불굴의 행동은 그런 내적 고통의 결과였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만을 반복하는 이곳 지도층(?)이 그런 고통을 이해할까? 결코 사용하지 않아 순진무구한 유아의 두뇌로 남은 그들에게 가능한 일일까?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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