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장자크 루소는 사회사상가, 교육학자, 철학자로 명성 높다. 게다가 소설가와 작곡가였다. 흔히 계몽철학자로 분류되지만 계몽사상에 반발한 낭만주의의 선구로 꼽히기도 한다. 하여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을뿐더러, 많은 학자들이 그를 완전히 상반되게 해석할 정도로 생각의 폭이 넓었다.
팔색조 같은 그의 이론 중에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회계약론>에서 밝힌 ‘일반의지’의 개념이다. 그것을 참조하면 우리는 투표의 당위성은 물론 구체적 실행 방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투표를 통해 공동체의 의사를 결정할 때 우리는 일반의지를 찾아야 한다. 일반의지는 공동체의 의지이니 그것이 결정되면 모두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일반의지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잡다한 뜻을 단순하게 모아놓은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전체의지’에 불과하다. 일반의지는 공동체 성원 모두를 ‘위한’ 공공선이 되어야 한다.
모호하게 들리는 이 개념을 투표로 설명하면, 국민은 개인으로서 치열하게 고민하되 공동체 전체를 위한 대안에 표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사회적 분파의 이익에 매몰된 대안은 결국 공동체의 분열을 야기할 씨앗이니 일반의지가 될 수 없다. 단언하건대, 뉴타운처럼 특정 지역 주민의 이익을 내세운 공약으로 선출된 자들은 일반의지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다. 그런 투표의 혹독한 결과를 우리는 이미 맛보고 있다.
일반의지가 글로 표현된 것이 법이다. 루소의 중요성은 사람들이 최고의 충성을 바쳐야 할 것이 법이며, 그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는 주장에 있다. 봉건 잔재 타파를 부르짖은 계몽철학자들 대다수가 계몽전제군주와 교제를 트던 당시, 그는 왕을 포함한 모두가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18세기 유럽의 왕국보다 21세기 이곳 민주공화국에서 루소의 목소리가 더욱 절절하게 울리는 이유가 뭘까? 법 앞의 평등이 구현되기를 갈망한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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