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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원효 아버집니다”
명함돌리다 사기꾼 오해받은 사연

등록 2012-02-10 20:42수정 2012-04-18 10:30

유쾌한 가족놀이. 왼쪽부터 필자, 아버지 김용규, 아내 심진화, 어머니 정명희씨.
유쾌한 가족놀이. 왼쪽부터 필자, 아버지 김용규, 아내 심진화, 어머니 정명희씨.
[토요판] 가족관계 증명서
아버지, 여행 앞두고 아프면 안돼애~
아버지! 아프면 안 돼애~~애애애~!

아버지, 최근 급성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어머니도 몸이 약해지셨고. 부모가 아프면 자식 마음이 어떻겠어? 평소에 효도 못해 아픈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잖아. 내가 더 잘할 테니까 얼른 나아.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그래야지.

지난해 추석 지나고 아버지 생신 때 부산에서 꽃게 먹었던 것 기억나? 그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모습 잊을 수가 없어. 우리 봉봉이(아내인 개그우먼 심진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 이에 김 붙이고 바보처럼 웃으며 사진 찍었잖아. 우리 가족 늘 이렇게 웃으며 살자고. 그때 음식점이 통유리라 지나가던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인 줄 알고 다 쳐다봤어. 우리는 그래도 끄덕 않고 즐거웠잖아. 이에 김 붙이고 다시 또 놀아야지. 아버지, 얼른 나아.

그런데 아버지 아플 땐 말 좀 줄이세요. 솔직히 우리 부자가 별로 대화가 없잖아. 다 아버지 때문이라고. 워낙 말씀을 많이 하시니 내가 별로 할 말이 없잖아~! 귀는 또 얼마나 얇은지. “서울은 공기도 별로 안 좋고 차도 많고 해서…”라고 했다가, 누가 “그래도 살기 좋아요” 한마디만 하면, 아버지는 금세 주장을 접잖아. “서울은 공기도 별로 안 좋고 차도 많고 해서 살기 좋아” 이런 식으로.

그리고 자식 걱정은 이제 그만! 병원에서도 내가 나오는 방송 모니터 한다고 링거 들고 텔레비전 보러 휴게실 가다가 나한테 딱 걸렸잖아. 아, 그러다 또 아프면 어쩌려고 그래. 아버지 자식 걱정은 참 유난하셔. 내 이름 찍힌 명함을 지하철·버스에서 나눠주면서 “제가 원효 아버지입니다”라고 홍보해서 길 가던 사람들한테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하잖아. 한번은 신봉선 선배 친구가 아버지한테 명함을 받고서 “김원효 아버지 사칭하는 것 같은데, 진짜 이러고 다니시냐”고 전화를 한 적도 있었다고.

그나저나 내 올해 희망은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해외여행을 가는 거야. 그런데 더운 나라는 더워서 싫다, 추운 나라는 추워서 싫다, 일본은 방사능 때문에 싫고, 미국은 총을 많이 들고 다녀서 싫다며 결국 고른 게 제주도잖아. 어쨌든 우리 가족 제주도에 가서 신나게 놀자고. 아버지 요즘엔 사진 찍는 거 좋아해 디지털카메라까지 들고 다니고, 스마트폰까지 샀잖아. 건강해져서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그러자고. 장모님하고 사진 먼저 찍었더니 겉으론 표현 안 하지만 내심 질투하는 거 다 알아. 장모님과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모두 앞으로 더 더 사랑할게. 그러니 아버지 아프면 안 돼애~~애애~!

김원효(개그맨)

※ 개그맨 김원효보다 더 재밌는 아버지의 얘기가 담긴 ‘가족관계 증명서’는 독자들의 참여로 꾸며집니다. 가족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속 얘기를 추억이 담긴 사진과 함께 gajok@hani.co.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사연에는 서울랜드에서 ‘빅5 이용권’(4인 가족)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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