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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콜로세움

등록 2011-07-11 19:08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로마에 가면 반드시 봐야 할 명소의 하나가 콜로세움이다. 로마제국 시대에 건설된 원형 경기장 중 가장 큰 이 건물은 로마 건축과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일컫는다. 그렇지만 나는 이 콜로세움이 인류의 역사에서 생기지 않았어야 할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사람들을 무장시켜 서로를 죽일 때까지 싸움을 하도록 만들고 그것을 보면서 즐겼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잔혹함을 즐기던 로마 사람들의 성향과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황제들의 야욕이 결합되었다.

기원전 160년께부터 사람들은 연극 공연을 저버리고, 검투 경기로 향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1세기에 이르면 잔혹한 광경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너무도 커져, 그들의 표를 얻으려 하는 자들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더욱더 끔찍한 유혈의 광경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막으려고 기원전 63년 원로원에서는 투표 전 2년 동안 그런 검투 경기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자는 피선거권을 박탈한다는 법령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황제에 오르려는 자들은 야욕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이 즐기는 취향을 이용하게 마련이었다. 황제들은 살해에 대한 군중의 무절제한 탐욕을 이용하여, 그 사악한 도락인 검투 경기에서 가장 확실한 통치의 도구를 발견했다.

목숨을 건 검투사들의 결투에 사람들은 돈을 걸고 환호했다. 한쪽이 쓰러지면, 진행을 돕는 요원이 나타나 쓰러진 자의 이마를 나무 방망이로 가격하여 죽음을 재차 확인했다. 사람들의 결투 막간에는 동물의 서커스나 동물들 사이의 대결, 동물과 인간 사이의 대결이 벌어졌다. 80년 티투스 황제 당시 콜로세움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벌어진 검투 경기에서 하루에 죽은 동물이 5000마리에 달했다.

승리자만 살아남는 이 검투 경기에 관한 기록을 보며, 왜 <나는 가수다>나 <위대한 탄생>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생각날까? 왜 1등만 기억하도록 경쟁으로 내모는 우리의 교육이 떠오를까?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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