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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史覽)] 아테네의 영광

등록 2011-01-10 20:46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로 그리스의 맹주가 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에 패하며 몰락했다. 투키디데스는 영광된 아테네의 파멸 전말을 몇 가지 전투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멜로스라는 작은 섬 주민들은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에서 중립국으로 남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테네는 멜로스가 자기편에 설 것을 강요했다. 그 과정에서 정의롭던 아테네 사람들이 동정심이나 공정한 정신을 잃어버렸다. 멜로스가 아테네에 피해를 입힌 적이 없으며, 아테네가 멜로스에 전쟁을 벌인다면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말에 아테네의 대사가 대답한다. “정의는 양쪽이 동등할 때 얻을 수 있는 것. 힘센 자는 취할 수 있는 것을 취하고, 약한 자는 주어야만 하는 것을 주는 것일 뿐.” 멜로스 사람들이 항변한다. “당신들은 정의를 무시하고 있소. 정의를 지켜야 당신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오. 언젠가 패배한다면 당신들은 정의에 호소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멜로스 사람들은 실용적이지 못해서 노예가 되기를 강요한 아테네와 싸웠다. 그들은 쉽게 정복되었다. 성인 남자들은 모두 살해됐고, 아녀자들은 노예가 되었다. 아테네는 추악한 사실에 대해 멋진 언어를 사용했고, 그 이유란 그 추악한 사실들이 그들에겐 더 이상 추악하게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투키디데스에 따르면 악이 마치 덕인 것으로 여겨진 것이다.

단어의 의미 자체가 바뀌었다. 기만이 사려 깊음으로, 냉혹함이 용기로, 충성과 절제와 관용은 나약함의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선한 의지는 조롱받고 추방되었다.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믿지 않았다. 그것이 권력에 대한 탐욕이 아테네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결과였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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