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다] 퇴임 후의 도널드 트럼프(1946~)
2020년 11월3일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개표 부정이 있었다고, 대선을 진짜 이긴 사람은 자기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이듬해 1월6일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 의사당에 난입했다. 그러나 기대하던 우익 총궐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전히 트럼프에게 기대를 건다. 2020년 선거에서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 후보 중에 두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다(첫번째는 그를 이긴 바이든이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또 출마할 뜻을 내비친다. 공화당에 트럼프를 대신할 사람도 마땅치 않다.
드라마의 2막은 법정극이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기밀 반출 논란, 분식회계 의혹 등 트럼프는 온갖 혐의로 송사를 겪는 참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후보로 등록조차 못 할지 모른다.
조지아주에서는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2023년 8월24일 저녁 조지아주의 한 구치소에 자진 출두하여 트럼프는 범죄자가 찍는 머그샷 얼굴 사진을 찍었다. 눈을 홉뜬 분노의 사진이 세계에 퍼졌다. 트럼프의 대망신일까? 미국 사회에서는 이 일이 보탬이 될 수도 있다. 카메라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측근들과 사전에 계획을 짰다고 한다.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트럼프다운 셈법이다.
정말 2024년 대선에 출마하려나? 혹시라도 당선되려나? 재선된다면 국제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중국과 미국, 북한과 미국 사이에 긴장이 커지리라는 예측이 있다. 반대로 트럼프가 나라 밖 일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처럼 지금 미국과 사이가 안 좋은 나라가 한숨을 돌리리라는 예측도 있다. 동아시아 정세 전망은 엇갈린다.
누구나 동의하는 안 좋은 예측도 있다. 기후위기에 인류의 대처가 늦어질 것, 그리고 세계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으리라는 것. 트럼프를 따라 하는 극우파 정치꾼들이 이 나라 저 나라에서 튀어나올 터이다. 한국에서도 그러하리라.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