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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가난한 자들 대변” 자임한 노동자 출신 3선 대통령

등록 2023-10-26 18:49수정 2023-10-27 02:13

[나는 역사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1945~)

1945년 10월27일 태어났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마치지 못했고 산업재해를 당해 왼손 새끼손가락을 잘렸다. 브라질은 소수가 부를 독점해 가난한 사람이 많았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1980년 브라질노동자당을 창당했다. 세차례 대선 후보로 출마해 20~30%대 지지를 받았지만 모두 낙선했다. 그사이 당은 세를 늘렸다. 1990년대 노동자당의 놀라운 성장을 한국 진보운동권은 부럽게 지켜보았다(주위의 활동가들이 브라질을 이야기하고 연구하던 일을 나는 기억한다). 2002년 선거에서 룰라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룰라 정부는 경제성장과 사회복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았다. 급진적인 정책은 지양하면서 성장과 분배 모두에서 성과를 거두며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룰라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2014년 재선됐다. 집권이 길어지며 노동자당이 처음 약속한 정치를 열심히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좌파 정당을 미워하던 기득권 세력도 건재했다. 2016년 지우마 호세프는 탄핵당한다. 룰라도 검찰의 수사를 받고 2018년 뇌물수수 혐의로 감옥에 간다. 그해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게 된 극우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이 된다.

룰라는 2019년까지 감옥살이를 한다. 훗날 공정하지 않은 정치 수사였다는 비판이 나왔고, 재판 과정의 문제도 드러났다. 결국 대법원은 룰라의 재판을 다시 심사하고 유죄 판결을 취소했다. 룰라는 당당히 2022년 대선에 출마한다. 보수적 역사관과 반여성주의, 환경 파괴로 비판받은 보우소나루에 맞서 룰라는 복지 확대와 여성 안전, 아마존 삼림 보호를 약속했다.

룰라는 50.9% 지지를 얻어 아슬아슬하게 승리하고 브라질 최초 3선 대통령이 됐다. 올해부터 세번째 임기다. 룰라 정부 앞엔 과제가 많다. 성장을 이루면서도 분배를 강화해야 하고, 아마존 삼림을 보호하며 탄소 감축에도 나서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외교 문제도 골치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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