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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이비종교 ‘인민사원’ 신도 900여명 집단자살을 이끌다

등록 2022-11-17 19:02수정 2022-11-17 19:41

[나는 역사다] 짐 존스(1931~1978)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결합.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라는 낯선 이름의 유래다. 1950년대 후반의 미국은 인종차별이 지독했고 그에 맞선 민권운동도 치열했다. 인민사원에서는 1956년부터 흑인과 백인이 함께 예배드렸다. 신도들은 1977년 이상사회를 건설하겠다며 남아메리카 가이아나로 떠났다. 우두머리 짐 존스를 따라 1천명 가까운 사람이 ‘존스타운’에 모여 살았다. “멋진 사람들이었지요. 모든 인종과 배경, 모든 사회경제적 수준을 아우르는 환상적인 공동체였어요.” 생존자 로라 존스턴은 2018년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었다. 1978년 11월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 리오 라이언이 기자들과 함께 인민사원 공동체를 찾아왔다. 미국에 남은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방문 둘째 날, 열명 남짓한 신자들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라이언을 찾아왔다. 이 일을 짐 존스는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

라이언의 조사단과 열명 남짓한 신자들이 미국에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민사원 신도들이 비행장을 찾아와 총을 쏘아댔다. 라이언과 기자 등 다섯명이 숨졌다. 그리고 짐 존스는 역사에 남을 무시무시한 결정을 내렸다. 900명이 넘는 인민사원 사람들이 다 함께 목숨을 끊기로 한 것이다.

1978년 11월18일, 인민사원 신자 913명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이만도 300명이 넘었다. 어른들은 순순히 독약을 나눠 마셨다. 평소에도 이들은 “독”이라고 쓰여 있는 가짜 독약을 마시며 집단자살 훈련을 했다고 한다. 개와 침팬지 등 애완동물마저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강요된 자살은 타살과 다름없다고 보아야 옳을 터. ‘나 없이 여러분은 살 수 없다’는 지도자도 무섭고, 세상일을 선과 악의 대결로 해석하는 생각도 끔찍하다. “짐 존스는 늘 사람들에게 편집증을 주입했어요. (하지만) 그 공동체는 짐 존스에게 의존한 게 아니에요. 정말로 헌신했던 사람들에게 의존한 거죠.” 로라 존스턴의 말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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