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다] 왈라시 소자(1958~2010)
브라질의 방송 <카날 리브리>는 자주 입길에 올랐다. 범죄 피해자의 시신이 피칠갑 그대로 텔레비전에 나오곤 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제작진은 주장했지만, 방송의 도리가 아니라는 비판도 받았다.
진행자 왈라시 소자는 용의자들을 매섭게 비난했다. 범죄에 맞서 싸우는 사람으로 유명해졌다. 가난한 동네 사람들이 그를 떠받들었다. 마약상이 일으키는 조직범죄에 시달리던 사람들이었다. 소자는 1998년에 정계에 입문한다. 선거에 나가면 번번이 이겼다.
2009년에 깜짝 놀랄 증언이 나왔다. 소자가 앞에서는 범죄자를 비난해놓고 뒤로는 범죄조직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마약을 사고팔고 사람을 죽이라고 소자가 시켰다나. 브라질 사회는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폭로 내용이 사실일까? 사실이라 한들 사람들이 믿을까? “비현실적이라 믿기지 않았다.” 당시 관계자는 말한다.
왈라시 소자는 어떤 사람인가? ①시청률을 위해 무슨 짓이든 벌인 미치광이 방송인인가? 이 사건을 버르집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시청률 살인>. 다른 나라에도 이렇게 알려졌다. ②범죄자를 증오한 자경단인가? 자기들 손으로 범죄자를 죽여놓고 방송으로 내보내 다른 범죄자들에게 경고하려던 것일까? ③내로남불의 마약상인가? 정치인이 된 것도 면책특권 때문이었을까? 압수수색 결과 집에서 현금다발과 범죄현장에서 사용된 총이 나왔다. 방송인이 되기 전에는 경찰이었는데, 경찰을 그만둔 이유는 사기사건에 연루되었기 때문이다(넷플릭스 다큐에는 나오지 않은 정보다). ④아니면 거대한 정치 음모에 희생된 개혁가인가?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말이다.
왈라시 소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한 때가 2010년 3월18일이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판결도 혼란스럽다. 공범으로 지목된 두 사람은 무죄가 나왔지만 소자의 아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범죄자였을까? 나는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다. 그는 결백했을까? 역시 확신할 수 없다.” 동료 의원의 회고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자를 살리고 죽인 미디어일지도 모르겠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