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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국공립 유치원 확대와 더불어 운영 개선도 / 박용환

등록 2019-03-25 16:32수정 2019-03-25 18:44

박용환
용인시 수지구·7살 쌍둥이 아빠

저는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의 사립유치원을 다녔던 7살 쌍둥이의 아빠입니다. 아이들이 다녔던 사립유치원은 지난 2월 사실상 폐원을 했고, 사설 놀이학원을 인가받아 원아를 받았습니다. 폐원을 막으려 학부모들이 애썼지만, 운영주체가 폐원을 강행한다면 이를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2월말에 급하게 다른 유치원을 찾아봤고, 다행히 인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자리가 있어 들어갔습니다. 최근 사립유치원 대란과 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병설유치원에 자리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병설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면서 왜 새학기를 코앞에 두고도 병설유치원에 자리가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는 병설유치원은 종일반이 오후 5시 이전에 끝나고 방학이 긴 편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사립유치원에 문제가 많음을 알면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병설유치원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인교육지원청에 확인해봤더니, 관내 병설유치원 대부분이 종일반을 운영하는 시간이 5시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오후 5시에 끝나는 직장이 몇곳이나 있을까요? 방학 때는 더욱 심각합니다. 한달이 넘는 초등학교의 긴 방학을 따르는 병설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은 방학이 두렵습니다.

또한 병설유치원은 대부분 한두 반만 운영됩니다.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 병설유치원도 한 반만 있습니다. 5살 반, 6살 반은 아예 없고 7살 반 하나만 있습니다. 용인 수지구 관내에 있는 29개 병설유치원 가운데 80%가 한두 반만 운영합니다. 그러니 유치원 다닐 나이인 5~7살 아이를 둘 이상 둔 부모의 경우, 아이 하나는 병설유치원에 보내도 다른 한명은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반 수가 많은 사립유치원에 비해 다양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운 조건이기도 합니다.

유아는, 영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등학생도 아닙니다. 수백 미터 되는 목적지를 혼자 찾아가기 어렵습니다. 등·하원을 부모가 같이 하거나 셔틀버스와 같은 특별한 운송수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국공립 유치원 가운데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곳이 17%라고 합니다. 병설유치원은 학교장이 원장을 겸하는데, 이러한 유아들의 특색을 고려하기보다는 기존 초등학생에 맞추는 경향이 강해 보입니다. 셔틀버스에 별로 우호적이지 않은 이유입니다.

국공립 유치원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높이는 일로서, 그 자체로는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는 국공립 유치원의 확대라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종일반 운영 현실화와 셔틀버스 운영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많은 부모들이, 사립유치원이 싫어서가 아니라, 국공립 유치원의 시스템과 운영이 정말 좋아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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