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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안철수 FTA 공약의 오해와 진실 / 김양희

등록 2012-11-14 19:29수정 2012-11-16 15:11

안철수 후보는 지난 8일 통일·외교통상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이때 대외부문을 망라하다 보니 개별정책에 대한 상세 설명이 어려워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간략히 답변했다. 11일 공개된 종합 정책약속집인 ‘안철수의 약속’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에프티에이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이러다 보니 8일부터 시작된 관련 보도 중 안 후보의 의도가 적확히 전달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한-미 에프티에이 찬성’이라는 오보성 기사도 눈에 띄는 등 부정확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이들에 의존해 안 후보의 한-미 에프티에이 대책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의 진의가 왜곡되거나 오해의 불씨가 남아 있는 채 이에 대한 평가와 논란이 확산되는 것은 생산적인 토론과 소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 우선 안 후보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

안 후보의 한-미 에프티에이 대책에 관한 의문은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되는 듯하다. 첫째, 한-미 에프티에이를 찬성하는가? 둘째, 개정과 재협상의 차이는 뭔가? 셋째,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에 나선다면 너무 늦지 않나? ‘에프티에이 선순환지수’로 투자자-국가 소송제와 같은 문제점을 어떻게 발견한다는 것인가 등이다. 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한-미 에프티에이를 무조건 찬성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한-미 에프티에이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단,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라면 국제조약의 발효 이전과 이후의 대응책이 달라야 한다. 지금은 국제규범에 부합하며 국제사회에서도 신뢰받을 수 있는 책임 있고 합리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함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미 에프티에이의 긍정성은 최대한 살리되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표현된 것이다.

두번째로, 재협상과 개정협상은 개념의 엄밀성만이 아니라 실효적 측면에서도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지난해 11월 국회 비준을 통과하고 올 3월에 발효돼, 8개월째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투자자-국가 소송제 등의 부작용이 드러나 시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설령 2011년 국회에서 ‘재협상’을 결의했더라도 엄밀하게는 협정문 제24장 2조에 근거한 ‘개정’(amendments)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발효된 조약에 대해 아직도 비준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개념상의 모호성에 대한 지적은 차치하더라도, 협상단계에서나 있을 법한 재협상이란 개념을 쓰고 또 그 선례를 남기는 것은 국제규범에 부합하지 않으며, 우리에게도 장기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현 단계에서는 재협상이 아닌 개정협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다름 아닌 유능한 외교이자 준비된 외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있을 개정협상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 우선 개정협상을 해야 한다는 판단 근거와 대국민 설득 논리가 있어야 한다. 협정의 효과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세번째 대책으로 제시한 이유다. 그 모니터링 대상에는 향후 개발하려는 ‘에프티에이 선순환지수’ 등의 정량적 지표뿐 아니라 독소조항의 폐해와 같은 정성적 지표도 당연히 포함한다. 또한 ‘문제 발생 시’란 사후적 대응뿐 아니라 징후 포착과 예방적 조처도 마땅히 포괄한다.

안철수 후보는 현재의 에프티에이 정책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기초해 3대 기본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제시하며 앞으로 있을 모든 협상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첫째, 에프티에이와 국내 경제와의 선순환 추구이다. 그래서 ‘에프티에이 선순환지수’ 개발을 통한 모니터링으로 협정이 국내 생산·고용 창출 및 물가안정 등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대내외적 공존 추구다. 국내적으로 민감품목을 배려하고 경쟁력 강화를 연계하며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협정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호혜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과 외교정책상의 목표를 감안할 때, 주요 외교상대국과의 에프티에이는 경제 및 외교안보적인 실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장차 이뤄질 동아시아지역의 통합에 대한 전략적 고려를 담고 있는 것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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