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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주택 자산 비중 높아
세제 혜택 확대도 고려할 만 박근혜 정부가 4월1일 발표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은 지난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부분적으로 발표한 대책과는 달리 주택 거래 활성화와 서민 주거 복지 향상에 초점을 둔 종합적 대책의 성격을 띤다.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시장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정부가 의도하는 정책 방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동안 국민의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별로 수십 차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분석해 보면 조세 관련 대책이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단편적 대책보다는 조세와 금융 등의 혼합 정책이 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은 거래 활성화를 통해 시장 정상화를 달성하려는 정책 의도에 어느 정도 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개인 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매우 높다. 더욱이 주택 자산은 부동산 자산의 90% 이상이다. 또한 주택은 국민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건설과 공급, 관리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으며, 특히 서민도 많다.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는 개인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거래 부진으로 국민경제 전반에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를 위기적 상황으로 진단하고 좀더 강력한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와 무주택자에 대해 구입부터 양도 시까지 종합적인 금융부담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실수요자에게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편 4·1 부동산 대책이 이전 대책보다 달라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면을 볼 수 있다. 1가구 1주택 보유자는 초고가 또는 초대형 주택을 제외하고는 양도세를 과감하게 면제해야 한다. 그것도 한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면제해야 한다. 거래와 민간 임대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에게도 중과 완화보다는 일정 규모 이하(85㎡)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면제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도 한시적 면제 또는 감면보다는 지속적 완화가 필요하다. 주택 대출 금리도 저소득층이나 젊은층에게는 2%대의 낮은 금리로 대출하고 소득이 증가하면 이에 연동해 3.5%대까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대책의 한시적 시행은 시행 기간 동안 반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기한이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회귀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주택 관련 양도소득세는 총세입 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1가구 1주택 보유자 양도소득세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지속적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소득세는 항구적으로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분적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대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회에서 신속한 합의와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 입법 과정에서 이견으로 처리가 지연되거나, 다주택 소유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지 및 양도세·소득세 감면 기준 하향 등의 방식으로 4·1 부동산 대책이 상당 부분 수정되면 거래 활성화 효과는 아주 미미하게 나타날 수 있다. 2008년 이후 주택시장 패러다임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면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소극적인 대책은 소비자 심리에 변화를 주지 못하며 시장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정부 대책은 거품만 지속시킬 우려 정부 대책은 토건세력 구제책
지금이 집값 거품 해소 적기
오히려 보유세 현실화 나서야 박근혜 정부의 첫 ‘종합선물세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이름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부동산 종합대책’이지만 핵심은 세금 감면, 대출 확대, 미분양 주택 지원 등의 특혜로 주택 거래 활성화와 경기 부양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서민보다는 투기꾼과 건설업계 등 토건세력을 위한 선물로,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뻔뻔함마저 느껴진다. 이름과 다르게 헛발질 대책이 발표된 이유는 주택 거래 침체의 원인 파악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를 원인으로 보고 각종 보호책을 폐지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 주택 거래가 침체된 이유는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가격과 주택 구입으로 인한 손해 우려 때문이다. 집을 구매했다가 손해를 본 사람이 많고 앞으로도 그럴 우려가 높은데 낮은 대출이자로 현혹해 집을 사라고 꼬드기는 행위는 올바른 정부의 모습이 아니다. 2010년 우리나라의 피아이아르(PIR, 연평균 소득으로 평균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드는 기간의 배율)는 전국 6.4배, 수도권 8.6배일 정도로 집값은 여전히 비싸다. 젊은층이 느끼는 집값은 이보다 훨씬 높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초임 연봉은 2208만원으로 8년 동안 한 푼 쓰지 않아도 수도권에서 집 한 채 구입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처럼 집값 거품이 여전한 상황에서 거래 활성화를 외치는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거품 폭탄을 돌리는 행위와 같다. 젊은 세대의 미래를 담보로 거품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품을 키우거나 유지하려는 정책을 펴려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한테 누구나 예상했던 정책이지만 과거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이를 해소해야 할 민주통합당마저 거래 활성화라는 논리에 이끌려 거드는 추세다. 양도세는 토지나 주택을 팔 때 차익에 대한 세금으로, 투기를 제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불로소득의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의 과세기준을 낮추는 것은 투기를 통해 자산을 늘리라는 투기꾼식 꼬드김과 같다. 더군다나 이를 통해 고분양가로 시민들에게 막대한 거품을 떠넘겼던 부도덕한 건설사들의 미분양 주택 해결에까지 정부가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면적 기준을 폐지하는 대신 금액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추겠다지만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주택이 6억원 이하인 상황에서 면적 제한을 폐지하는 것은 양도세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한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6억원 초과 주택은 서울 27.0%, 경기 4.6%에 불과하다. 주택 소유에 대한 개념이 많이 약화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지금이야말로 고질적인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기에 적격인 시기이다. 다른 나라들이 일시에 부동산 거품을 제거한 것과 다르게 우리는 매번 인위적 부양책으로 거품을 키워왔고, 이는 경제에 가장 큰 독이 됐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보유세 정상화를 통해 부동산을 이용한 불로소득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 이 재원으로 주거 보조비 확대 등 그동안 경제 논리에 막혀 이뤄지지 못했던 기본적인 주거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외치며 부동산 도박을 통해 거품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폭탄 돌리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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