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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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논리로 접근한 정부 책임 커
교육 황폐화 주범 경쟁교육 청산해야 정부는 학교폭력 대책으로 △고화질 폐회로텔레비전(CCTV) 확대 설치 △경비실 확대 운영 △폭력서클 집중 단속 등 ‘재탕’ 대책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본질적 원인을 외면하고, 스스로 꽃다운 목숨을 끊은 수많은 학생들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나무뿌리가 심하게 병들었는데, 잎을 소독하고 약을 바른다고 건강해지겠는가? 매일 한 명꼴로 청소년들이 죽어간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0년 10대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이다. 전염병으로 매일 한 명꼴로 국민이 죽는다면 주무 장관이 몇 번 사퇴했을 것이고, 대통령도 몇 번이나 사과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사과는커녕 방향 전환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교육은 밀집 사육에 가깝다. 동물을 방목하면 건강하게 자란다. 그러나 좁은 우리에 가두면 스트레스를 받아 약한 자를 괴롭힌다. 학생들을 교실에 가두고 너희들은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니까 약한 아이를 상대로 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아닐까? 학교폭력은 학생들보다 어른들 책임이다. 처벌과 징계만으로는 학교폭력이 근절되기 어렵다. 선생님들이 폐회로텔레비전이 돼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20명 이하)으로 낮추고, 선생님이 수업과 생활 지도에만 전념하도록 잡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하고, 상담 시간을 수업시수에 포함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만 아이들을 상담하면 그들이 왜 아파하는지 알 것이다. 교육은 한때 우리나라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교육 때문에 다들 못 살겠다며 고통스러워한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부한다. 세계 최장 시간의 학습 노동에 시달린다. 하기 싫은 공부만 하려니 죽을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음란물 중독, 음주 등으로 탈선하고, 집단 따돌림과 학교폭력도 심화된다. 청소년 우울증도 심각하다. 친구가 친구가 아니다. 짓밟아야 할 경쟁자일 뿐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학력 사회의 현실 때문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공부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억지로 강요하다 보니 아이와의 갈등도 피할 수 없다. 사교육비 마련하느라 등골이 휜다. 교사 입장에서는 입시 위주 교육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다. 교육 전문가가 아닌 단순한 지식 전달자로 전락했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성적과 대학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교육은 이제 벼랑 끝에 이르렀다. 병든 교육, 미친 교육은 중단돼야 한다. 북유럽처럼 협력 교육, 행복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교육, 자율성과 창조성이 숨쉬는 교육, 개성과 소질을 살려주는 맞춤식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교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바른 인성을 키우겠다고 부르짖었으나 사교육비가 줄었는가? 교육은 교육 논리로 접근해야 하는데도 섣부른 경제 논리를 적용해 교육을 망쳤다. 학생, 교사, 학교, 심지어 교육청까지 경쟁시키는 필요 이상의 경쟁 교육이 됐다. 낙오하는 학생들의 위화감이나 상처는 커지고, 학업을 중단하거나 자살을 하는 학생이 속출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지나친 경쟁 교육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학교폭력은 범죄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 어려워
‘인권’과 함께 교사 지도권 중요
형사미성년자 면책 재검토 필요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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