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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영도 차출론은 설득력 없어
민주당은 왜 단일화만 고집하는가 안철수가 돌아온다. 4월 재보선에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한다. 지난 두 해 안철수는 그 등장에서 대선 후보 사퇴까지 한국 정치판을 뒤흔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야권 재편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상수로서의 비중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그다. 이번 재보선 출사표는 언론과 정치권의 예상보다 반 박자 이상 앞서간 ‘안철수 표’ 결정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제기됐던 정치 경험의 부재와 느린 의사결정을 신속한 행보 결정과 국회 입성을 통해 보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런데 안 전 교수의 이번 출마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망스럽고 예의에 어긋난다는 격앙된 비난도 터져나온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같은 야권의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 부산 영도에 출마해 야권에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왜 타당한지 의문이다. 새누리당만 이기면 새 정치가 실현되는가. 공직 경험 하나 없는 안 전 교수가 지난 2년 사이 한국 정치의 중심인물로 떠오르고, 대선 패배 이후 표류하는 야권 재편의 대안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다름 아닌 정치 쇄신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 때문이었다. 기존의 낡은 정치를 혁파하고 새 정치를 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안철수 바람’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낡은 정치의 대상은 보수와 진보, 여와 야의 구분이 없다. 지난해 총선·대선을 거치면서 드러난 이른바 진보·야권의 민낯은 많은 국민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최소한 ‘다른 것은 몰라도 도덕성과 공적 의식에 있어선 진보가 보수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와 당권을 둘러싼 폭력사태 앞에 무참히 깨졌다. ‘맏형’을 자임하던 민주통합당의 현재는 더욱 안타깝다. 대선이 끝난 지 4개월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선거에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평가보고서조차 내놓지 못하는 무기력 그 자체다.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대선 결과도 자신이 속한 파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한다. 야당의 ‘당권’이라는 조그만 기득권을 놓고 수성파와 탈환파의 갈등이 지뢰처럼 잠복해 있다. 이 정당이 지난 대선 때 사회 전체의 기득권 세력에 메스를 들이대려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패배에 대한 엄밀한 성찰과 반성보다는 빨리 시간이 흐르기를, 사람들의 뇌리에서 대선 패배가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야권은 이번에도 ‘단일화’를 부르짖고 있다. 여러 선거를 거치면서 야권 단일화는 야권 후보에게 필수처럼 돼 버린 듯하다. 하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번 대선 결과만 봐도 기계적인 단일화는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 실패의 당사자인 민주당은 안철수의 출마선언이 나오자마자 또다시 단일화 카드부터 꺼내들고 있다. 지금 민주당한테 필요한 것은 ‘혁신’이지 안철수만 바라보는 단일화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안철수의 국회 도전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국회에 입성해 자신이 주장해 온 ‘새 정치’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하지만 그의 조기 등판이 최소한의 자정능력조차 상실한 채 그 자체가 기득권이 되어버린 민주당과 야권 전체의 변화에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첫 선거와 이후 파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울 노원병 아닌 부산 영도에 나가야 우리 정치 최대 난제는 지역구도
야권 성향 강한 노원병보다는
부산서 출마해 새 정치 시작해야 안철수 전 교수는 우리 정치사에 있어 가장 짧은 시간에 정치적 영향력을 가장 높이 쌓아 올린 인물로 기록될 듯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 비해 여론조사 등에서 우위에 있었음에도 흔쾌히 양보를 했고, 박 시장을 당선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기억이다. 그 이래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일방적 독주 체제였던 대통령 선거전의 양상을 여야의 팽팽한 대결 구도로 바꾼 것 또한 안철수 전 교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아마 안 전 교수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지난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일방독주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박근혜 정부는 출범했고 취임 며칠 되지도 않은 때에 정국은 출구 없이 꽉 막혀버렸다. 4월24일 치러질 재보궐선거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해야겠지만, 저간의 사정은 그와 반대일 수도 있다고 본다. 박 대통령이 계속 지금과 같은 불통의 모습만 보인다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안 전 교수가 4·24 재보선에 직접 출마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참으로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주저 없이 빨리 국회로 들어와서, 정치 상황을 현장에서 몸으로 겪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원병에서 출마하겠다는 보도를 보고는 큰 의문이 들었다. 우리 정치사의 최대 난제는 지역구도 타파다. 아마 우리 정치에 고착된 지역구도를 깨는 인물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향후 한국 정치사에 영원히 남을 큰 인물로 우뚝 설 것이라 믿는다.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지역구도를 깨고자 했지만, 끝내 완수해내지 못했다. 안 전 교수가 내세우고 있는 정치개혁의 과제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 지역구도의 타파다. 새 정치를 하고 지역구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 전 교수는 상대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노원병이 아니라 부산 영도에서 출마해야 한다. 안 전 교수가 부산에서 일어서면 문재인, 안철수 두 축으로 부산의 정치지형이 확 달라질 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안 전 교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되새겨 보면, 어느 누구와 대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는 미국에 체류중인 터라 출마와 관련해 주변과 깊이 있게 상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귀국한 뒤에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주변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본 뒤 출마 지역을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 전 교수에게 부산행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니, 부산에서 지역구도를 깨는 데 선봉장 구실을 해야 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민주통합당 입당을 제안한다. 만약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결국 또 합당해야 할 것이다. 야권이 양분되면 수도권은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창당은 결국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안 전 교수의 창당에 환호작약할 곳은 새누리당뿐이다. 어떤 길을 가든, 안 전 교수에게 힘이 되어 주고 버팀목이 될 세력은 민주당뿐일 것이며, 그의 민주당 입당과 개혁은 한국 정치를 새롭게 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그것이 안철수 전 교수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른 선택이다.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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