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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논쟁

[논쟁]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은 어느 팀?

등록 2011-10-07 19:31

‘가을 야구’는 시작됐다. 처음으로 680만 관중을 넘긴 프로야구의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부산을 연고로 둔 롯데 자이언츠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지가 초유의 관심사다. 하지만 ‘돌부처’ 오승환의 철벽 마무리를 앞세운 정규시즌 1위 삼성 라이온즈와 ‘김성근 파동’을 극복하고 이만수 체제로 안착한 에스케이(SK) 와이번스, 부상 선수들이 하나둘 복귀하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도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이번 논쟁은 아이피티브이(IPTV) 스포츠 채널 아이피에스엔(IPSN)에서 ‘야구 편파중계’를 하고 있는 해설위원들에게 ‘우리 팀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봤다.

우리는 충분히 휴식했다

올해 초 갑작스런 감독 교체의 잡음 속에서 어수선하게 시즌을 출발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 건 사실이다.

섬세한 선동열 감독의 야구에서 예전 삼성의 빅볼 야구를 재건하려는 류중일 감독의 야구에 과연 선수들이 잘 따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눈초리가 많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초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수를 믿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정규시즌 1위라는 최고의 성적표를 만들어 냈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대 약점이었던 팀플레이와 응집력을 최대의 장점으로 승화시켜 놓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한 팀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올라간 최초의 감독으로, 따뜻한 포용력에다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예리한 시선으로 항상 한 박자 빠른 작전을 구사하는 류중일 감독과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강의 마무리 오승환이 지키는 막강 불펜진에 더해 한국시리즈까지의 휴식은 삼성의 우승을 쉽게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투수는 한계 투구수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휴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여유있게 1위를 확정하고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력을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 빠진 어떤 팀의 공격력이

최익성 삼성 라이온즈 편파방송 해설위원



이대호 타선이 폭발한다면

2011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2위를 예상했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도 계속 부진하던 중간·마무리 투수들이 자신감을 찾으면서 이제는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김사율의 재발견이 눈에 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는 부담감과 압박이 정규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김사율이 흔들릴 때를 대비해서 고원준이나 부첵을 항시 대기시켜야 한다. 선발 요원은 안정적이다. 1선발 장원준, 2선발 사도스키, 3선발 송승준 나름대로 위력적인 공과 특징들이 있는 수준급 투수들이다. 이들이 1승씩 가져오는 피칭을 해준다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

한국시리즈 상대는 삼성이다. 삼성과의 경기는 간단하다. 5회까지 이겨나가지 못하는 경기는 뒤집기 힘들다. 그만큼 선발 대결에서 이겨나가고 중간 마무리가 제구실을 해줘야 한다. 삼성은 투수력에 비해 타선은 강하지 않다. 그러므로 롯데는 이대호가 이끄는 타선이 폭발해야 우승이 가능하다. 타선에서 아쉬운 부분은 좌타자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는 점이다. 삼성의 필승 계투조는 대부분 우투수들이다. 남은 기간 동안 이인구와 박종윤의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을 보면 역시 실책이나 큰 것 한방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1차전에서 타선이 활발하게 터져야 남은 경기도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롯데는 지키는 야구가 아닌, 타선의 힘으로 멀리 도망가는 여유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최소 실점으로 버티면서 찬스에 대량 득점을 유도해야 한다. 삼성·롯데 모두 초보 감독이기 때문에 얼마나 평상심을 가지고 경기 흐름을 잘 보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롯데는 선발의 ‘이닝 이터’ 역할과 타선의 힘으로 시리즈를 지배하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 역대 2위가 우승을 한 경우는 4번이나 있었다.

마해영 롯데 자이언츠 편파방송 해설위원


위기에 강해지는 팀, 집중력 발사

에스케이는 창단 이래 가장 힘든 한 해를 이겨내고 가을 잔치에 나선다. 글로버, 김강민, 박재상, 박재홍, 조동화 등 아직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돌아오지 않은 주축 선수의 공백으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지만, 에스케이 와이번스는 시즌 내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상위권을 지켜온 저력의 팀이다.

막강한 좌완과 우완의 불펜,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의 마운드가 있기 때문에 에스케이 와이번스만의 조직적인 공격력만 살아난다면 우승이 가능하리라 본다. 큰 경기에 중심 타선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이호준-박정권 중심 타선이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의 선발진이 긴 이닝을 책임지긴 힘들기 때문에 이만수 감독대행의 투수 교체 시기 등 단기전 전략과 용병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이후에는 부상 선수들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올 것이기 때문에 조금의 전력 보강이 이뤄질 것이다. 일단 준플레이오프에서 최대한 짧은 시간에 승부를 결정지어 휴식의 시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에스케이 와이번스는 준비된 팀이다. 올해를 포함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그중 3번을 우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단기전에 놀라운 집중력과 자신감이 있는 저력의 팀이다. 그 경험과 정신력이 에스케이 와이번스에 가을잔치 우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강혁 에스케이 와이번스 편파방송 해설위원


조범현 vs 초보 사령탑들

올 시즌 전반기 기아 타이거즈는 나무랄 데 없이 8개 구단 중 투타가 가장 안정적인 최고의 팀이었다. 그렇지만 후반기 8~9월에 보여준 경기력은 전반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2년 만의 패권 탈환에 도전하는 기아 타이거즈는 안정적인 선발진에 비해 마무리 투수의 변화가 시급하다.

심동섭, 한기주, 김진우 등 3명의 투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뒤 남은 정규리그 일정에서 이미 조범현 감독은 충분한 테스트를 마치고 불펜진의 운용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리라 생각된다.

우승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은 미숙한 주루 플레이와 수비이다. 단기간의 승부에서는 하나의 실책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특히 1루수와 좌익수의 선발 기용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1루수와 외야수 자원 중 공격력와 수비력 두 가지 모두를 극대화하는 선발 기용의 결단이 필요하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대행을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의 양승호 감독,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 모두 올해 처음으로 팀의 지휘봉을 잡아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한 초보 사령탑이다. 반면 한국시리즈 우승과 국제대회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기아 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은 단기간 승부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이 적재적소에 발휘된다면, 프로야구 30년 동안 단 한차례도 없었던 정규리그 4위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다.

김일권 기아 타이거즈 편파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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