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장
삼수 끝에 강원도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른바 ‘선진국 스포츠’라 부르는 겨울 스포츠의 최고 대회를 유치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유치가 확정된 지금, 좀더 냉철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장 언론들은 경제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검증되지 않은 ‘장밋빛 기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올림픽 유치 명분의 한 축이었던 ‘경제효과’ 전망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직간접 경제효과 합쳐 65조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유무형의 효과 기대 어려워
정부·지자체 홍보 힘쓰고
기업은 시장 확대 주력해야 드디어 강원도 산골 마을 평창이 삼수 만에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였다. 이번 평창 올림픽 개최가 갖는 의의로는 한국이 ‘스포츠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은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대 국제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한 이른바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슬램’ 클럽 국가가 된다. 현재 그랜드슬램 클럽에 든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뿐이며 러시아가 곧 다섯 번째로 가입된다고 한다. 특히 겨울올림픽은 다른 대회에 비해 고품격의 이미지가 강해 대회 개최 이후 세계에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각인될 것이다. 또한 평창 올림픽 개최로 우리는 경제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올림픽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에 국한하자면 관련 투자 및 소비지출 효과를 들 수 있다. 경기장, 교통망, 숙박 시설 등 겨울올림픽 대회 개최에 소요되는 투자가 경제 전체에 유발하는 파급 효과는 약 16조원 안팎이 예상된다. 또한 평창 올림픽을 보기 위하여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강원도 지역을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의 소비지출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는 약 2조원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림픽조직위원회 자체의 대회 경비 지출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약 3조원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직접적인 효과만 총 2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올림픽 개최가 가져오는 간접적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인지도가 낮은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급부상함에 따라 올림픽 이후에도 추가적인 관광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원도와 평창의 위상이 높아져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지도 상승은 올림픽 개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고 이에 연관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 규모는 약 32조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무형의 가치도 막대하다. 겨울올림픽 개최는 평창 및 강원도의 도시 및 지역 브랜드는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켜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즉 국가 브랜드는 모브랜드(umbrella brand)로서, 기업 브랜드는 개별 브랜드(individual brand)로 상호 후광효과를 주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면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도 동반 상승(레버리지 효과)하게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증대, 수출 상품의 가격 상승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따른 무형의 경제적 효과를 추정해 보면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100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1%포인트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12조원의 가치를 가진다. 이에 따라 간접적 효과는 직접적 효과의 두 배 정도인 4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겨울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간접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총 경제적인 효과는 약 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렇게 추산된 경제적 효과는 당연히 얻게 되는 공짜가 아니다. 겨울올림픽도 하나의 행사이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면 적자 대회라는 오명을 남기게 된다. 또한 흥행이 되지 않으면 유무형의 간접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평창이 성공한 올림픽 개최지로 남으려면 우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부단한 홍보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또한 기업들도 높아지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해외 시장 확대’와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와 같은 적극적인 국민적 참여와 드높았던 열정을 다시 발휘하여 ‘국민 통합’과 ‘경제 도약을 위한 에너지 결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흑자?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정부 지출 등 비용까지
‘경제 효과’로 잡는 계산법…
예비타당성 기준에 맞춰
비용편익 분석부터 해보자 평창이 삼수 만에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유야 어떻든, 나름대로 애쓰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을 경제만으로 환원하기는 어렵겠지만, 대형 이벤트는 수십조원이 들어가니, 경제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객관적인 사실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우선 겨울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경제성을 인정받은 경우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의 경우이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워낙 강해서 선수촌도 임시건물로 지었고, 가능하면 경기장 신설을 줄였다. 둘째, 겨울올림픽 유치 후유증이 최근 점점 커져간다는 점이다. 일본의 나가노 등이 대회 종료 후 경제 위기로 빠져들었다. 일반적으로 공공사업을 할 때에는 예비타당성 등 법적 절차에서 비용편익 분석을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비용편익 비율이라는 수치를 뽑고, 이게 1보다 높으면 일단은 흑자, 1보다 낮으면 적자, 그렇게 공적인 판단을 하게 되어 있다. 새만금 때에는 1보다 높게 하기 위해서 쌀값을 일반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하는 ‘안보미가’ 등의 편법을 동원했다. 이게 사업 타당성 평가라는 절차인데, 삼성경제연구소나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제시하는 경제효과 수치들은 기본적으로는 경제성 평가가 아니라 경제적 영향이라서, 실제 공공사업에서 법적 의사판단의 기준으로는 쓸 수 없는 수치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모든 사업은 수익과 비용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들의 계산은 정부 지출 등 비용을 전부 ‘경제적 효과’라고 잡았고, 근거가 불투명한 겨울스포츠 시장의 확대를 전부 수익으로 잡았다. 이런 식으로 예비타당성을 계산하는 법은 없다. 도대체 얼마가 들어가고 얼마나 들어온다는 것인가? 기업에서도 이런 식으로 사업성 검토를 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진짜 자기 돈을 넣을 때는 ‘턴오버’, 즉 몇 년 내에 자기가 투입한 금액이 다시 돌아오는가를 계산하거나 아니면 내부 수익률 형태로 계산을 한다. 3년 정도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 무조건 하고, 5년 정도 되면 일단 고민이 시작되고, 8년 이상이면 심각한 고려를 한다. 기업의 사업 타당성 평가 기준으로 해보면, 평창 올림픽은 턴오버가 안 되는 사업이 아닌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사업하면 회사는 바로 망한다. 자, 논의를 좁혀서 강원도청이라는 지자체의 계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어차피 많은 토건 사업이 그렇듯이 이벤트가 벌어질 때까지는 중앙의 돈이 내려오니까 뭔가 생기는 것 같지만, 이벤트가 끝나면 이제 경기장당 300억~500억원씩 되는 유지보수비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2018년 이후, 연간 1조원 가까운 돈을 매년 강원도가 치러야 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은 그 자체로 성공한 경기였지만, 시설물 유지비를 대느라고 결국 사이클 경기장은 경륜장으로 바꾸고, 부산 시민들에게 사행성 자금을 뜯어내는 중이다. 88 올림픽의 메인 경기장도 지금 서울시가 어쩌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지 않은가? 대구 국제육상선수권대회는 몇 년 동안 돈을 쏟아부었지만, 대구는 지금 1인당 지역소득 전국 꼴찌다. 2018년 이후, 이게 강원도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강원도는 불안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이미 12년째 묶여 있던 외부 투기자금들이, 어떻게든 중앙정부 돈이 들어와서 땅값이 올라가면 바로 손절매하고 나갈 태세 아닌가? 중앙정부 돈을 투기꾼들이 뜯어먹고 나가는 ‘먹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데 무슨 수로 강원도가 돈을 번다는 말인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말이 딱 이 경우가 아닌가? 평창으로 강원도가 망하지 않을 가능성,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도 희박해 보인다. 자신 있으면 비용편익 분석부터 예비타당성 기준에 맞춰 정식으로 해보자. 강원도청 계정을 중심으로 해보면, 1은커녕 0.5도 힘들어 보인다. 외부 투기꾼과 지방 토호들에게 덜 당하려면 기본 계산이라도 똑바로 해보자. 사회적 보건비용, 겨울 스포츠, 생태 비용 등 공공의 시각에서 안 다룬 게 너무 많다. 평창은 나가노와 다르다? 다르긴 뭐가 다른가? 투기 규모만 더 컸지, 본질은 같다.
유무형의 효과 기대 어려워
정부·지자체 홍보 힘쓰고
기업은 시장 확대 주력해야 드디어 강원도 산골 마을 평창이 삼수 만에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였다. 이번 평창 올림픽 개최가 갖는 의의로는 한국이 ‘스포츠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은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대 국제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한 이른바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슬램’ 클럽 국가가 된다. 현재 그랜드슬램 클럽에 든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뿐이며 러시아가 곧 다섯 번째로 가입된다고 한다. 특히 겨울올림픽은 다른 대회에 비해 고품격의 이미지가 강해 대회 개최 이후 세계에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각인될 것이다. 또한 평창 올림픽 개최로 우리는 경제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올림픽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에 국한하자면 관련 투자 및 소비지출 효과를 들 수 있다. 경기장, 교통망, 숙박 시설 등 겨울올림픽 대회 개최에 소요되는 투자가 경제 전체에 유발하는 파급 효과는 약 16조원 안팎이 예상된다. 또한 평창 올림픽을 보기 위하여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강원도 지역을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의 소비지출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는 약 2조원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림픽조직위원회 자체의 대회 경비 지출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약 3조원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직접적인 효과만 총 2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올림픽 개최가 가져오는 간접적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인지도가 낮은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급부상함에 따라 올림픽 이후에도 추가적인 관광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원도와 평창의 위상이 높아져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지도 상승은 올림픽 개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고 이에 연관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 규모는 약 32조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무형의 가치도 막대하다. 겨울올림픽 개최는 평창 및 강원도의 도시 및 지역 브랜드는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켜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즉 국가 브랜드는 모브랜드(umbrella brand)로서, 기업 브랜드는 개별 브랜드(individual brand)로 상호 후광효과를 주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면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도 동반 상승(레버리지 효과)하게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증대, 수출 상품의 가격 상승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따른 무형의 경제적 효과를 추정해 보면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100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1%포인트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12조원의 가치를 가진다. 이에 따라 간접적 효과는 직접적 효과의 두 배 정도인 4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겨울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간접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총 경제적인 효과는 약 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렇게 추산된 경제적 효과는 당연히 얻게 되는 공짜가 아니다. 겨울올림픽도 하나의 행사이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면 적자 대회라는 오명을 남기게 된다. 또한 흥행이 되지 않으면 유무형의 간접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평창이 성공한 올림픽 개최지로 남으려면 우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부단한 홍보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또한 기업들도 높아지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해외 시장 확대’와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와 같은 적극적인 국민적 참여와 드높았던 열정을 다시 발휘하여 ‘국민 통합’과 ‘경제 도약을 위한 에너지 결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경제 효과’로 잡는 계산법…
예비타당성 기준에 맞춰
비용편익 분석부터 해보자 평창이 삼수 만에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유야 어떻든, 나름대로 애쓰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을 경제만으로 환원하기는 어렵겠지만, 대형 이벤트는 수십조원이 들어가니, 경제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객관적인 사실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우선 겨울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경제성을 인정받은 경우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의 경우이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워낙 강해서 선수촌도 임시건물로 지었고, 가능하면 경기장 신설을 줄였다. 둘째, 겨울올림픽 유치 후유증이 최근 점점 커져간다는 점이다. 일본의 나가노 등이 대회 종료 후 경제 위기로 빠져들었다. 일반적으로 공공사업을 할 때에는 예비타당성 등 법적 절차에서 비용편익 분석을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비용편익 비율이라는 수치를 뽑고, 이게 1보다 높으면 일단은 흑자, 1보다 낮으면 적자, 그렇게 공적인 판단을 하게 되어 있다. 새만금 때에는 1보다 높게 하기 위해서 쌀값을 일반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하는 ‘안보미가’ 등의 편법을 동원했다. 이게 사업 타당성 평가라는 절차인데, 삼성경제연구소나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제시하는 경제효과 수치들은 기본적으로는 경제성 평가가 아니라 경제적 영향이라서, 실제 공공사업에서 법적 의사판단의 기준으로는 쓸 수 없는 수치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모든 사업은 수익과 비용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들의 계산은 정부 지출 등 비용을 전부 ‘경제적 효과’라고 잡았고, 근거가 불투명한 겨울스포츠 시장의 확대를 전부 수익으로 잡았다. 이런 식으로 예비타당성을 계산하는 법은 없다. 도대체 얼마가 들어가고 얼마나 들어온다는 것인가? 기업에서도 이런 식으로 사업성 검토를 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진짜 자기 돈을 넣을 때는 ‘턴오버’, 즉 몇 년 내에 자기가 투입한 금액이 다시 돌아오는가를 계산하거나 아니면 내부 수익률 형태로 계산을 한다. 3년 정도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 무조건 하고, 5년 정도 되면 일단 고민이 시작되고, 8년 이상이면 심각한 고려를 한다. 기업의 사업 타당성 평가 기준으로 해보면, 평창 올림픽은 턴오버가 안 되는 사업이 아닌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사업하면 회사는 바로 망한다. 자, 논의를 좁혀서 강원도청이라는 지자체의 계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어차피 많은 토건 사업이 그렇듯이 이벤트가 벌어질 때까지는 중앙의 돈이 내려오니까 뭔가 생기는 것 같지만, 이벤트가 끝나면 이제 경기장당 300억~500억원씩 되는 유지보수비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2018년 이후, 연간 1조원 가까운 돈을 매년 강원도가 치러야 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은 그 자체로 성공한 경기였지만, 시설물 유지비를 대느라고 결국 사이클 경기장은 경륜장으로 바꾸고, 부산 시민들에게 사행성 자금을 뜯어내는 중이다. 88 올림픽의 메인 경기장도 지금 서울시가 어쩌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지 않은가? 대구 국제육상선수권대회는 몇 년 동안 돈을 쏟아부었지만, 대구는 지금 1인당 지역소득 전국 꼴찌다. 2018년 이후, 이게 강원도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강원도는 불안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이미 12년째 묶여 있던 외부 투기자금들이, 어떻게든 중앙정부 돈이 들어와서 땅값이 올라가면 바로 손절매하고 나갈 태세 아닌가? 중앙정부 돈을 투기꾼들이 뜯어먹고 나가는 ‘먹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데 무슨 수로 강원도가 돈을 번다는 말인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말이 딱 이 경우가 아닌가? 평창으로 강원도가 망하지 않을 가능성,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도 희박해 보인다. 자신 있으면 비용편익 분석부터 예비타당성 기준에 맞춰 정식으로 해보자. 강원도청 계정을 중심으로 해보면, 1은커녕 0.5도 힘들어 보인다. 외부 투기꾼과 지방 토호들에게 덜 당하려면 기본 계산이라도 똑바로 해보자. 사회적 보건비용, 겨울 스포츠, 생태 비용 등 공공의 시각에서 안 다룬 게 너무 많다. 평창은 나가노와 다르다? 다르긴 뭐가 다른가? 투기 규모만 더 컸지, 본질은 같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