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논쟁

지역균형선발 등 격차해소 전형에만 적용을

등록 2011-06-03 19:26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
입학사정관제, 이대로 좋은가
대학의 학생 선발에서 성적 위주의 획일적 방식을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 대학의 설립이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자는 뜻에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흔들리고 있다. 주요 10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합격자를 분석한 3일치 <한겨레> 보도를 보면, 서울의 강남구가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지역 편차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입학사정관제 개선 방향에 대해 학부모단체, 현직 교사, 입학사정관의 의견을 들어본다.

입학사정관제는 도입 초기 획일적인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학생의 다양한 적성과 잠재력을 보고 뽑겠다고 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무리하게 확대시행되면서 특권층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서민층에겐 ‘그림의 떡’인 입시전형이 되었다.

참여정부 시절,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농어촌 특별전형’과 ‘지역균형선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제한적으로 도입하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에서 입학사정관제는 그야말로 주요 사립대학들이 대학자율을 빌미로 특목고생을 우대하기 위한 제도로 변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었을 때 각 대학이 학생을 골라 뽑기 할 것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특목고생을 골라 뽑기 할 줄은 몰랐다. 발표된 자료를 보면, 주요 대학에서 강남을 비롯한 ‘사교육 특구’ 지역 합격생이 다른 지역에 비해 6배의 차이를 보였고, 특히 외고·국제고와 일반계고의 차이는 무려 20배라는 것이다. 허탈감마저 든다.

현실이 이런데도 정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특권층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교등급제에 정당성을 주는 것이라고 아무리 비판을 해도, 학생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보고 자기주도학습을 한 학생을 뽑는 전형이고 획일화된 공교육을 살리는 묘책이라고 열을 내어 홍보한다. 그러면서 반칙을 일삼는 일부 사립대에 제재도 가하지 않고 올해도 재정지원까지 하니 대학들은 더욱 눈치도 보지 않고 기고만장하여 특목고생을 유치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 공개를 요구해도 대학자율이라며 입학사정관 전형의 구체적 방법과 절차 등도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스펙’을 관리해야 하며, 입시준비에 고액 컨설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정부에서 그렇게 홍보하는 ‘개천에서 용 나는’ 입시제도이기는커녕 서민층은 감히 엄두조차 못 내는 제도다. 이런 계층차별적 전형을 위해 정부가 대학에 재정까지 지원하는 것은 폐지되어야 하며, 농어촌 특별전형과 지역균형선발 등에 최소한으로만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사회적 책임이 큰 대학이 우리 교육의 발전은 외면한 채 이기적으로 특목고생을 골라 뽑기 위해서 이렇게 사회적 약속을 무너뜨리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는 대교협에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공정한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한동훈 대표, 왜 이렇게 오버하나? [11월19일 뉴스뷰리핑] 1.

한동훈 대표, 왜 이렇게 오버하나? [11월19일 뉴스뷰리핑]

이재명 재판에 ‘상식적 의문’ 2가지…그럼 윤 대통령은? 2.

이재명 재판에 ‘상식적 의문’ 2가지…그럼 윤 대통령은?

[사설] ‘이재명 판결’로 ‘김건희 의혹’ 못 덮는다 3.

[사설] ‘이재명 판결’로 ‘김건희 의혹’ 못 덮는다

[사설] 거짓 해명에 취재 통제, ‘대통령 골프’ 부끄럽지 않은가 4.

[사설] 거짓 해명에 취재 통제, ‘대통령 골프’ 부끄럽지 않은가

청소년, 정신건강, 군대, 자살 [똑똑! 한국사회] 5.

청소년, 정신건강, 군대, 자살 [똑똑! 한국사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