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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논쟁

SNS는 전면유리로 된 집의 거실 / 최재용

등록 2011-05-27 20:48수정 2011-05-27 20:50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
트위터 발언은 사적 영역인가, 공적 영역인가?

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을 계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양면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극히 사적인 발언이 매체를 넘나들며 확대재생산되면서 발언자의 사생활과 인격이 침해받고 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에 올린 글은 사적 영역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것인지, 공적 공간이므로 발언에 따른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 다양한 견해를 들어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매체다. 다양한 툴마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올려놓을 수 있는 기능들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모든 것을 올리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특성을 과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공유·개방·참여’라고 할 때, 팔로어나 친구에게 대놓고 구분하지 않은 글을 올리는 행위는 그것을 퍼뜨려도 좋다는 인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전면이 유리로 된 집의 거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훤히 다 보이는 공간이다. 자신의 집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거실이라면 행동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페이스북에 비밀그룹이 있듯,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안에는 자신을 다 드러내도 좋을 가려진 방과 같은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본다. 자유롭게 글을 쓰거나 사진·영상을 올릴 수 있지만, 거기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그들과 생각이나 의견, 관심사 등을 공유함으로써 소통할 수 있지만, 사용자 나름대로 원칙을 정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는 기업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듯이 개인에겐 개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별명을 쓰거나 본인의 사진이 아닌 다른 이미지 사진을 넣은 사람과는 친구 맺기를 하지 않는다든가, 친한 사람들과 사적인 이야기 중심의 관계 형성을 할 때는 커뮤니티 같은 비밀그룹에서 소통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주로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을 시작하고, 목적에 맞게 사적 교류와 정보 공유 공간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사용자들은 대부분 유명인이나 자신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원한다. 이런 현상은 문화적인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한국의 이런 관계맺기 방식이 소셜에티켓(또는 네티켓)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드러낸다고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예의를 지키는 개인적인 노력들이 우선돼야 한다. 감정을 나타내는 언어에는 긍정적인 언어보다 부정적인 언어가 몇 배 더 많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부정적인 언어에 더 많이 반응하고 그런 언어들이 들어간 글이 쉽게 퍼진다. 구전되는 소문은 살이 붙어 와전되는 경우가 많은데, 글 또한 보는 사람들 나름의 생각이 더해져 확대해석된다. 이런 것을 다 막을 수는 없지만, 글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은 나름대로 여과해 올린다면 논쟁거리나 사냥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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