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일 릿쿄대 교수
이종원 일 릿쿄대 교수
권력안정 뒤 경제안정 추구
중국 구실이 중요한 변수
권력안정 뒤 경제안정 추구
중국 구실이 중요한 변수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부총장·국제정치)는 “김정은 후계체제는 설계도는 제시됐지만 김정은의 경험, 준비가 부족해 제대로 작동할지 불안요소가 더 많은 상태”라며, “중국의 구실에 따라 안정의 정도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9월 후계구도에 대해 ‘김정은을 상징적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라고 해석했는데, 이번 장의위원 구성은 어떻게 보는가?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로 2~3년은 더 가면서 후계의 발판을 구축하고 싶었을 텐데, 예상보다 일찍 후계구도가 들어서게 됐다. 지난 9월 인사 때 드러난 것처럼, 군부와 가족(김경희·장성택)이 중심이 돼 김정은을 지원하는 구도다. 장의위원회 명단에 군의 리영호가 4번째로 이름을 올렸는데, 군을 중시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본다.”
-김정은 체제는 무엇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는가?
“우선은 내부의 결속을 강화하고 국내의 불안을 진정시키는 게 최대 과제일 것이다. 그래서 장례식에 외국 사절도 안 받겠다고 한 것으로 본다. 우선은 권력의 안정, 그다음이 경제 안정을 추구할 것이다. 주민의 곤궁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실생활을 개선해서 새 시대라는 걸 보여줘야 할 것이다.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할 텐데, 쉽지 않은 일이라 중국 의존이 더 커질 것이다.”
-내년이 북한이 말하는 ‘강성대국 원년’인데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의 정치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예정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강성대국 원년, 새로운 100년의 시작이 돼야 한다. 새로운 변수가 생겨서 그대로 갈지 모르겠다. 준비가 부족했다면 추모기간을 정해, 과도기를 두고 싶을 것이다. 다만 추모기간을 몇년씩으로 길게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6자회담 재개 등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
“당분간 북-미 회담은 중단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불투명해질수록 미국은 최소한의 안전 조처는 취하고 싶어한다. 북한도 미국과 협의채널을 열어 새 체제의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그랬다. 다만 북한은 후계체제의 권력 기반이 약할 경우 큰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중단 같은 큰 조처를 결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협의만 재개하고, 탐색기간이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까? “체제가 얼마나 안정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안정되면 새 시대를 과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중국의 요구에 따라 개방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체제가 불안정하면 군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개방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당분간 북-미 회담은 중단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불투명해질수록 미국은 최소한의 안전 조처는 취하고 싶어한다. 북한도 미국과 협의채널을 열어 새 체제의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그랬다. 다만 북한은 후계체제의 권력 기반이 약할 경우 큰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중단 같은 큰 조처를 결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협의만 재개하고, 탐색기간이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까? “체제가 얼마나 안정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안정되면 새 시대를 과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중국의 요구에 따라 개방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체제가 불안정하면 군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개방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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