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마구로 할당 대폭감소 울상
세계에서 참치(다랑어, 일본명 마구로)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일본이다. 2004년 일본에서 회와 초밥 등으로 소비한 참치는 57만6천t에 이른다. 전세계 소비량의 3분의 1 정도다.
‘참치 왕국’ 일본이 최근 고급 초밥의 재료인 미나미마구로(푸른 지느러미가 달린 남방 참다랑어) 어획 할당량의 대폭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각국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국제기구인 ‘미나미마구로 보존위원회’(CCSBT)는 10~13일 미야자키시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2007년 어획량을 올해보다 3395t 줄어든 1만1530t으로 결정했다. 특히 일본의 할당량은 앞으로 5년 동안 올해의 6065t에서 3천t으로 반감됐다. 전체 어획량이 거의 대부분이 일본의 할당량에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일본의 자업자득이다. 일본이 지난해 할당량을 1800t이나 초과해 참치를 남획한 사실이 적발된 데 대한 처벌이기 때문이다. 원유가 인상 등으로 원양어업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일본 어선들은 비싼 값에 팔리는 미나미마구로를 마구 잡아들였다.
미나미마구로는 일본 전체 참치 소비량의 3%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구로마구로(흑다랑어) 다음가는 고급품으로, 인기가 상당히 높다. 일본으로선 어획량 감소분을 수입 확대로 메울 계획이지만, 전체 어획량이 감소되는 추세여서 물량 확보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전세계에서 일반 참치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증가해 일본인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참치가 갑자기 일본인의 식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지는 않겠지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시절은 끝나간다”고 지적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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