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대폭 양보안을 높이 평가한 일본 정부가 16~17일 도쿄에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윤석열 대통령을 대접하는 곳 중 하나가 도쿄 긴자의 대표적 노포인 ‘렌가테이’가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14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긴자 주변 레스토랑에서 1차로 식사하고, 이후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경양식집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렌가테이는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던 시기인 1895년에 창업한 가게다.
이곳을 만찬 장소 중 하나로 선정한 것은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희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신문은 전했다. 렌가테이는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라는 설이 있지만, 정확지는 않다.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는 서양 음식을 일본 사정에 맞게 변형한 이른바 ‘양식’의 대표적 음식들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만찬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한-일 정상회담 때 일본이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사과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가 6일 대법원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양보안을 발표하자 “1998년 10월에 발표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한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역사인식에 대해 새로운 사과의 말을 하지 않고, 1998년 일-한 공동선언 등 역대 내각이 제시한 입장의 계승을 표명하는데 그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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