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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기시다 총리, 개각 때 ‘통일교’ 관계 따진다…‘아베파’ 직격탄 맞을까

등록 2022-08-07 17:35수정 2022-08-08 02:32

10일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 예정
아베 전 총리 친동생 기시 방위상 교체 유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로 예정된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통일교’와 관계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갑작스레 숨지며 구심점을 잃은데다, 통일교와 인연을 맺어온 사실이 드러나며 난처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이 파벌에 속한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요미우리신문>은 7일 “기시다 총리가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를 10일 단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자폭탄 전몰자 77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책, 우크라이나 사태, 대만 정세 대응 등 여러 과제를 고려할 때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관련성을 이번 인사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각에 새로 지명되는 각료뿐만 아니라 현 각료와 부대신 등도 해당 단체(통일교)와 관계를 확실히 점검해 (스스로) 결과를 밝히도록 하겠다. 그런 뒤 적정한 형태로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과 통일교의 관계에 대해선 “내가 아는 한 없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내건 인사 기준은 교단(통일교)과 관련된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아베파’를 노린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아베파 내에서도 “교단 관련 의원은 인사에서 제외된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말이 퍼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통일교 관련 인사를 해임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아베파’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자민당 내 온건파를 대표하는 기시다 총리와 매파를 대표하는 아베파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국내 정책에서도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다.

현재까지 ‘아베파’ 각료 4명 가운데 3명이 통일교와 관계를 인정한 상태다. 기시 방위상은 “교류도 있었고, 선거 때 전화 지원 등 자원봉사로 도움받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도 통일교 관계자가 과거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후원 모임의 파티권을 샀다고 고백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역시 “통일교인지 몰랐지만 관련 모임에서 인사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를 향해 ‘아베파’를 배려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자민당 정조회장(아베파 회장 대리)도 문부과학상 재직 중이던 2015년 통일교의 명칭 변경(통일교→가정연합)을 승인한 일로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이날 1면과 2면 전체를 털어, ‘아베파’와 통일교의 관계는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전 총리와 그의 계보를 이어받아 세이와회(아베파)를 만든 후쿠다 다케오(1905~1995) 전 총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도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시 방위상은 곧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와 인연뿐 아니라 건강상 문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 방위상은 최근 휠체어를 타고 국회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다른 아베파 중에선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유임’,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통일교와 관련성에도 ‘유임 또는 다른 요직 기용’이 유력시된다. 아베파는 아니지만 지난 총재 선거에서 3위로 선전하는 등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인사에서 각료의 반수 이상을 교체하는 등 큰 폭의 개각이 이뤄질 듯하다”고 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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