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일 자민당 ‘넘버2’ 모테기, 내년 방위비 20% 인상하겠다

등록 2022-07-26 16:53수정 2022-07-27 02:39

규모와 재원 놓고 공방 격화될 듯
매파는 급한대로 국채 찍어 충당
비둘기파 “세금 더 거둬야” 입장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기자회견 모습. 자민당 누리집 갈무리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기자회견 모습. 자민당 누리집 갈무리
자민당의 ‘넘버2’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일본 정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방위비(국방예산) 증액과 관련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0% 정도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인 방위비 인상 규모와 재원 마련 방안을 둘러싸고 올 하반기 내내 치열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간사장은 25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방위비 인상과 관련해 “정치가 뚜렷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과거의 연장선에서 머문다면 격변하는 안보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며“내년도 방위비는 6조엔대 중반까지 가져간다”는 구체 수치를 제시했다. 올해 일본의 방위비가 본예산 기준 5조4005억엔(약 52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엔 그보다 20% 정도 많은 1조엔 이상 증액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어, 자민당이 지난 참의원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건 방위비를 ‘5년 이내에 국내총생산의 2%(현재는 1%)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재차 언급하며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간사장은 아베파에 이어 두번째로 큰 파벌의 수장이다. 이에 견줘 당내 ‘비둘기파’에 속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구체 수치에 대해선 언급을 삼간 채 ‘상당한 증액’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다.

모테기 간사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8일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평소 지론과 매우 비슷하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5~6월 방송이나 강연에서 기시다 총리가 언급하는 ‘상당한 증액’을 겨냥해 “내년엔 (본예산 기준) 6조엔 후반에서 7조엔 정도의 뜻이 아니겠냐”며 압력을 가해왔다. 또 “재원은 국채로 대응하면 된다. 방위비는 다음 세대에게 조국을 남겨두기 위한 예산”이라는 말도 했다.

아베파를 중심으로 한 자민당 내 ‘매파’들은 방위비 증액을 위한 재원은 ‘전액 국채를 발행해 충당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요미우리신문>에 “아베 전 총리와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선 어려운 안보환경에 대응하는 방위비가 재원 논의로 막히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단 빚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일본의 국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천조엔(약 9600조원)에 이르는 등 이미 국내총생산의 2.5배(256.9%)에 달해 있다. 이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154.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추가로 빚을 내는 데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미야자와 요이치 세제조사회장은 24일 민영방송 <비에스(BS) 티브이 도쿄>에 나와 “방위비가 그렇게까지 필요하면 사회보장의 수준을 낮춰도 좋은지 논의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위비를 큰 폭으로 늘리겠다면 빚을 내는 게 아니라 의료나 연금 등 사회보장예산을 줄이거나 동결시키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지난달 27일 민영방송인 <비에스(BS) 후지>에 나와 방위비 재원과 관련해 “방위비는 기본적으로 세금으로 해야 한다. 국채는 빚이기 때문에 안이하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안정 재원 없이 방위비만 늘리는 데는 신중하다”며 “정부 안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부흥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득세에 특별세를 추가했던 경험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주간 아사히>도 “정부 안에서 코로나19 부흥특별세라는 명목으로 한시적으로 새로운 세금을 더 걷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단독] 린샤오쥔 ‘금’ 위해…중국 팀 동료 ‘밀어주기’ 반칙 정황 1.

[단독] 린샤오쥔 ‘금’ 위해…중국 팀 동료 ‘밀어주기’ 반칙 정황

한국, AG 첫날 금메달 7개 ‘콧노래’…2005·2006년생 ‘씽씽’ 2.

한국, AG 첫날 금메달 7개 ‘콧노래’…2005·2006년생 ‘씽씽’

500m 금 따고 통곡한 린샤오쥔…중국에 쇼트트랙 첫 금메달 3.

500m 금 따고 통곡한 린샤오쥔…중국에 쇼트트랙 첫 금메달

트럼프 “말도 안 되는 종이 빨대…플라스틱으로 돌아간다” 4.

트럼프 “말도 안 되는 종이 빨대…플라스틱으로 돌아간다”

타이 여성 100여명 조지아로 유인해 난자 적출…“수사 중” 5.

타이 여성 100여명 조지아로 유인해 난자 적출…“수사 중”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