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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러시아 “나토 ‘더 이상 동진 않는다’ 조약으로 보장하라”

등록 2021-12-19 11:44수정 2021-12-27 09:24

17일 미국에 제시한 요구한 전격 공개
“내일이라고 미국과 협의할 준비 돼 있어”
중단거리 미사일 국외 배치 금지 등도 포함

미국 “일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나토 동맹국들과 협의해 보겠다는 의사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극도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극도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우크라이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타협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미국은 “몇가지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이 있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속한 동맹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러 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세르게이 랍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1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를 향해 우크라이나 정세의 긴장완화를 위한 새 협정 등의 초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랍코프 차관은 “최근 미국과 나토가 벌여온 정세를 긴박하게 하는 적대행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극히 위험한 행위다. (러시아에겐) 더 이상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 수위를 높이면서도, “내일이라도 미국과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가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초안은 크게 두 가지 문서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문서에는 ‘미합중국과 러시아 연방 간의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이하 조약), 두번째 문서엔 ‘러시아 연방과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안전보장을 위한 조처에 대한 합의(agreement)’(이하 합의)란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조약에는 그동안 러시아가 미국에게 집요하게 요구해왔던 내용이 대거 포함돼 있다. 즉, 미국은 나토를 우크라이나 등 동쪽으로 더 이상 확장해선 안 되고, 옛 소련 연방이었던 국가로 군사 기자를 건설해서도 안 된다(조약 4조)는 것이다. 이는 옛 소련 연방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등이 러시아의 세력권임을 인정해 나토가 촉수를 뻗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카렌 돈브리드 미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가 15일 열린 러시아와 회담 결과를 짧게 소개하고 있다.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카렌 돈브리드 미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가 15일 열린 러시아와 회담 결과를 짧게 소개하고 있다.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가 제시한 초안엔 그밖에 “한 나라가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행위를 제외하고 국제 기구의 틀이나 군사 동맹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포함해 다른 나라가 안보 위협을 느낄만한 병력이나 무기 등의 배치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조약 5조)는 것을 포함해 △자국 영토 밖에 중단거리 지상 미사일을 배치하면 안 된다(조약 6조) △자국 영토 밖으로 핵 무기 배치를 삼가야 한다(조약 7조)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랍코프 차관이 카렌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럅코프 차관은 앞선 13일엔 러시아 관영 <리아>(RIA)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토가 중거리 미사일 배치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간접적 징후”가 있다며 “정치적·외교적 절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군사적 대응을 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 쪽에도 비슷한 무기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현재 (이런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나토와 미국도 이 모라토리엄에 동참하도록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8월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 뒤 동부 유럽에서 옛 냉전 시절과 같은 ‘미사일 배치 경쟁’이 재발되지 않기 바라는 러시아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9월부터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에서 이뤄진 대규모 군사 훈련 역시 미국을 포함한 나토의 ‘전략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군사적 압박이라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받은 초안 가운데 “몇가지 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밖의 점에 대해선 협의할 용의가 있다. 유럽의 동맹국 등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에서 “나토의 확장 등에 대한 러시아의 불만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동의한 바 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길을 걸을지 정하는 것은 주권국인 우크라이나이고,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되었는지 정하는 것은 나토 가맹국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가맹국이 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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