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왕실 결혼식도, 지원금도 포기한 ‘마코 공주의 선택’

등록 2021-10-26 16:30수정 2021-10-30 23:28

일왕 조카 마코 공주 혼인 신고 마쳐
“우린 둘도 없는 존재”…‘고무로 마코’ 일반인 신분
고무로 어머니 돈 문제로 4년 동안 일본 사회 떠들썩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마코 공주(오른쪽)는 26일 오후 도쿄 한 호텔에서 남자친구인 고무로 게이와 함께 결혼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쿄/AP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마코 공주(오른쪽)는 26일 오후 도쿄 한 호텔에서 남자친구인 고무로 게이와 함께 결혼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쿄/AP 연합뉴스

“저에게 (고무로) 게이는 둘도 없는 존재입니다. 결혼은 우리 마음을 소중하게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마코(30) 공주는 26일 오후 도쿄 한 호텔에서 남자친구인 고무로 게이(30)와 함께 결혼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임했다.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준비한 회견문을 힘주어 읽어갔다. 마코 공주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둘이서 힘을 합쳐 걸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은 즉석에서 이뤄지지 않고 문서로 대체됐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기자들의 사전 질문에 잘못된 정보가 있어 마코 공주가 불안을 느꼈다”며 “의사와 상의해 문서로 대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코 공주는 결혼을 둘러싼 문제로 인해 ‘복잡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아왔다.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혼인신고서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했다. 공주가 결혼하면 왕족 자격이 박탈돼 이날 마코 공주는 ‘고무로 마코’라는 일반인 신분이 됐다. 마코 공주는 결혼 후 품위 유지를 위해 세금으로 충당되는 지원금(약 16억원)도 포기했다. 결혼식도 따로 열지 않는다. 일본 언론들은 결혼식도 지원금도 없는 공주의 결혼에 대해 “전후 왕실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마코 공주의 결혼은 지난 4년 동안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동급생인 두 사람은 5년간의 교제를 거쳐 2017년 9월 약혼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무로 어머니의 금전 문제가 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론이 순식간에 ‘결혼 반대’로 돌아섰다. 논란이 계속되며 결혼도 연기됐다.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이자 마코 공주의 아버지인 후미히토는 2018년 11월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국민이 납득하고 기뻐할 상황이 안 되면 결혼식을 올리기 어렵다”고 언급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갖은 난관을 뚫고 결혼에 이르렀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가 9월 인터넷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93.3%가 “둘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근처 공원에서는 ‘결혼 반대 시위’가 열렸다.

마코 공주 부부는 당분간 도쿄 시부야 아파트에서 지내다 미국 뉴욕으로 갈 예정이다. 고무로는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8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의 로스쿨에서 공부했고, 지난 7월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렀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