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마 군부의 유혈 탄압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 도시 양곤의 도로에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와 미국의 에너지 기업 토탈과 셰브론이 미얀마 군부의 돈줄로 꼽히는 국영 석유·가스공사에 대한 현금 지급을 중단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토탈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2일 현지 합작 가스관 운영업체 ‘모아타마 가스 운송’(MGCT)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 대한 현금 분배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미얀마 현지 상황을 고려할 때, 사실상 지난달 1일부터 현금 분배가 중단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토탈은 덧붙였다.
가스관 업체는 군부가 통제하는 국영 미얀마 석유·가스공사(MOGE)와 토탈, 셰브론, 타이 국영 석유기업 등이 합작해 설립됐다. 토탈과 셰브론은 이 회사 지분을 각각 31%, 28%씩 갖고 있으며 국영 석유·가스 공사의 지분은 15%다. 이 업체는 토탈이 운영하는 야다나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타이까지 보내는 운송관을 운영하고 있다.
토탈은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인권 탄압을 규탄한다”며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한다면 이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얀마와 타이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야다나 가스전의 가스 생산은 계속하기로 했다.
토탈은 천연가스 생산 권리에 대한 대가와 세금 등으로 2019년 미얀마 당국에 2억3천만달러를 지불했고, 지난해에는 1억7600만달러를 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군부가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 탄압을 벌이자, 외국 기업들에게 미얀마 군부 관련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얀마와 관련된 기업 활동을 중단한 업체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데페(EDF), 이탈리아 의류 회사 베네통, 스웨덴 의류 회사 에이치앤드엠(H&M) 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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