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택연금 중인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이, 지난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113일째가 되는 24일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얀마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이날 정오께 페이스북을 통해 수치 고문이 네피도에서 가택연금에 들어간 지 약 넉달 만에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속보로 전했다. 수치 고문은 그동안 자신의 재판에 직접 나가지 못한 채 온라인을 통한 화상 형식으로만 재판에 참여해왔다.
수치 고문은 이날 재판에 앞서 변호인단과 약 30분 동안 만났다. 그의 변호인단 중 한명인 민 민 소 변호사는 “수치가 ‘국민 모두가 잘 지내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기 때문에,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군부 쿠데타 이전 민주정부 시절 집권당으로, 198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 당시 수치 고문이 창당을 이끌었다. 2015년 선거에서 승리해 민주정부를 꾸렸고,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했다.
그의 또 다른 변호인은 수치 고문이 건강해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 이후 변호인단을 직접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수치 고문의 이날 공판은 군부의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돼, 그의 육성이 직접 밖으로 전달되거나 외부에 그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공판이 진행된 특별법정 인근에 경찰 트럭들이 길목을 막아서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전했다.
수치 고문은 가택연금 이후 불법 수입 무전기를 소지하고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등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36년 이상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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