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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얀마 CNN 취재진 떠난 직후, 인터뷰한 시민들 잡혀갔다

등록 2021-04-04 16:51수정 2021-04-05 02:31

군·경, 취재 응한 3명 등 총 6명 구금
주말에 4명 더 사망…총 사망 557명
3일 밤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3일 밤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경이 최근 미국 <시엔엔>(CNN) 방송의 취재에 응한 미얀마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얀마 군부는 유엔(UN) 미얀마 특사의 비판을 “편파적”이라고 반박하는 등 국내외 여론 관리에 신경 써 왔다.

3일(현지시각) 현지 온라인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지난 2일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시엔엔>의 취재에 응하거나 주변에 있던 미얀마 시민 6명이 현재 구금 상태라고 보도했다. <시엔엔> 수석 국제 특파원인 클라리사 워드와 취재진은 2일 양곤 북부의 밍갈라돈 시장과 텐 마일 시장을 찾아 현지인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시엔엔> 취재진이 떠난지 얼마 안 돼 사복 차림의 무장 경찰들이 들이닥쳐 7명의 미얀마 시민을 데려갔다.

<시엔엔> 인터뷰에 응한 3명과 취재진의 사진을 찍은 2명, 이들과 함께 있었던 2명 등이다. 끌려간 7명 중 1명은 현재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양곤 쉐피타 북동쪽에 있는 군 심문소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된 이의 한 가족은 “우리는 심문소에 갔지만 가족을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엔엔> 수석 특파원인 워드와 취재진은 미얀마 군부가 고용한 로비스트의 주선으로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고, 이후 군경의 호위를 받으며 현지를 취재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시엔엔> 취재팀의 이동 경로를 따라 “우리는 괜찮지 않다”고 외치며 냄비를 두드렸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시엔엔은 속지 마라’는 해시태그를 붙이기도 했다. <시엔엔> 취재팀에 군부에 이용당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여론 압박 및 조작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미얀마 당국은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큰 유명인사 18명과 언론인 2명 등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군부에 반대해 거짓 소식을 유포한 혐의로,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미얀마 군경은 지난 3일에도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발포해 4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 집계를 보면,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누적된 사망자 수는 총 557명에 이른다. 미얀마 군부는 40여명의 어린이를 사망케 했다는 유엔 미얀마 특사의 주장에 대해 지난 2일 증거가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지난 2일 미얀마 양곤에서 한 시민(왼쪽)이 &lt;시엔엔&gt;(CNN) 수석 국제특파원인 클라리사 워드(오른쪽)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시민은 인터뷰 뒤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lt;미얀마 나우&gt; 갈무리
지난 2일 미얀마 양곤에서 한 시민(왼쪽)이 <시엔엔>(CNN) 수석 국제특파원인 클라리사 워드(오른쪽)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시민은 인터뷰 뒤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나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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