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가 완료되면서 새로 생긴 통관 절차 때문에 영국과 유럽연합간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단일시장에 잔류하면서 식품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한 슈퍼마켓 채소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벨파스트/AP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새로 생긴 통관 절차에 따른 물류 차질이 탈퇴 완료 2주가 지나도록 진정되기는커녕 심해지고 있다.
독일 대형 물류업체 ‘데베(DB) 솅커’는 13일 연초부터 적용된 유럽과 영국간 통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반송되는 화물들이 늘어나는 탓에 당분간 영국으로 보내는 물건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무역 합의에 따라 엄청난 통관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고 서비스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영국으로 가는 물건 가운데 통관 서류를 제대로 갖춘 것은 10% 밖에 되지 않으며 서류 작업을 도울 직원을 확충하고 있지만 언제 서비스를 재개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의 물류회사 디피디(DPD)는 지난주 유럽으로 가는 전체 배달 물량의 20%가 정확한 정보를 갖추지 않은 채 접수되고 있다며 유럽으로 가는 화물의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통관 절차 지연에 따라 식품 공급이 차질을 빚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과 유럽간 식품 수송 트럭 운행 속도를 높일 것을 관련 업계에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물류 차질은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섬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하지만, 유럽연합의 단일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과의 교역에 준하는 통관 절차가 필요하다. 테스코, 세인스버리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날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북아일랜드에 대한 식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가 긴급 개입하지 않으면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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