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 EPA 연합뉴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과 나이키의 ‘조던 브랜드’가 앞으로 10년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인종차별 철폐 등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각) <에이피>(AP)통신 등은 조던이 이날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의 ‘조던 브랜드’와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조던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최악의 문제들은 남아있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를 근절해야 한다”며 인종차별 철폐와 사회정의 실현, 교육기회 확대 등을 위해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운동 선수가 비영리단체에 기부한 역대 최고 금액에 해당한다.
조던은 최근 미국을 뒤흔든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의 구호인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를 언급하면서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구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던은 “우리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흑인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던은 지난 1일 플로이드를 애도하는 성명을 내고 “비통하고 고통스럽고 화난다. 우리는 충분히 차별받아 왔다”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흑인 사회가 평화적으로 단결하고 투표권을 행사하자고 호소했다. 조던의 발표에 앞서 이날 나이키도 컨버스, 조던 브랜드와 함께 앞으로 4년간 4천만달러(약 483억원)를 흑인사회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조던은 2014년 발간한 전기에서 자신의 백인 혐오증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작가 롤런드 레이전비가 쓴 <마이클 조던-생애>라는 책에서 학창 시절 흑인을 비하하는 말을 듣고 음료수 캔을 던져 정학 처분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당시 내 자신을 인종주의자로 여겼다. 기본적으로 난 모든 백인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역대 최고 농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던은 1998년까지 시카고 불스에서 뛰면서 6번의 우승을 이끌었고 최고선수(MVP)에 5차례, 올스타에 14차례 올랐다. 조던은 현재 미 프로농구(NBA) 샬럿 호니츠의 구단주이며, 21억달러(약 2조5389억원)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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