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영국 노동당 의원들의 75%가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불신임안에 찬성하고, 코빈 대표는 “구속력이 없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사진은 지난 22일 코빈 대표가 런던에서 열린 ‘잔류에 투표하라’ 행사에서 브렉시트 반대 투표를 독려하는 연설을 하는 모습. 런던/ EPA 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저지하지 못한 영국 노동당이 최악의 내분 사태에 직면했다. 노동당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제러미 코빈 대표 불신임안을 가결시켰으나, 코빈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영국 노동당이 28일 소속 의원 229명을 대상으로 코빈 대표 불신임안을 비밀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172표, 반대 40표로 불신임 찬성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명은 투표하지 않았고, 4명은 무효표였다. 노동당 예비내각 의원 3분의 2가 코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자진 사퇴한 가운데, 노동당 의원의 75%가 코빈의 사임을 요구한 것이다.
예비 내각 의원들이 사퇴한 빈 자리를 후임 임명으로 채워 온 코빈 대표는 이번에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불신임안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빈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노동당 의원이 동료 의원 20%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아 경선을 치러 이겨야만 코빈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 노동당 의원들은 현재 예비 내각 사퇴를 주도한 앤젤라 이글 의원과 톰 왓슨 부대표한테 당권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코빈 대표는 노동당의 ‘비주류’였으나, 지난해 9월 노동당의 개혁을 바라는 일반 당원들의 지지로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노동당 의원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노동당 지지자의 3분의 1 이상이 ‘탈퇴’에 투표한 것을 빌미로, 코빈으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그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디스팩트 시즌3#9_남들은 알려주지 않는 브렉시트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