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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소로스의 경고 “60년 경험으로…브렉시트 땐 ‘검은 금요일’”

등록 2016-06-21 16:56수정 2016-06-21 20:42

영국 <가디언> 기고문 “파운드화 15~20% 급락”
1992년 9월 ‘검은 수요일’ 보다 더 큰 충격 예고
지난 2010년 1월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의 개막 미디어 오찬에 나온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모습. 다보스/ AP 연합뉴스
지난 2010년 1월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의 개막 미디어 오찬에 나온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모습. 다보스/ AP 연합뉴스

1992년 파운드화 대폭락에 베팅해 ‘영국중앙은행을 초토화시킨 사나이’로 이름을 떨친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자신의 “60년 경험”을 걸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파국적 결말을 경고했다. 소로스는 24년 전 자신이 주도한 ‘검은 수요일’보다 더 충격적인 ‘검은 금요일’이 예상된다며, 영국인들의 생활수준과 파운드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투기 세력만 큰 돈을 벌 것이라고 ‘예언’했다.

소로스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사흘 앞둔 20일 <가디언>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브렉시트 찬성 투표가 ‘검은 금요일’(개표 결과 24일)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영국이 1992년엔 파운드화 약세로 경제적 이득을 봤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오면…파운드화 가치가 15% 떨어졌던 1992년 9월보다 더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20% 이상(폭락)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소로스는 1992년 9월15일 공개적으로 파운드화 대폭락을 예고한 뒤, 하루동안 100억달러를 베팅했다. 소로스를 뒤따른 투기 세력들이 내다판 파운드화만 1100억달러에 이르렀다. 영국중앙은행이 파운드화를 사들이며 가치를 방어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영국은 9월16일 유럽 각국의 환율을 좁은 변동범위로 고정시키는 ‘유럽 환율조절 메커니즘’(ERM)을 가입 6년 만에 탈퇴하는 ‘치욕’을 당했다. 파운드화는 폭락했고,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으며, 소로스는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역사는 이날을 ‘검은 수요일’로 기록했다.

소로스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브렉시트가 개인 재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믿고 있다고 지적하며 “희망적인 생각일 뿐…모든 가구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운드화 급락이 금융시장·투자·물가·일자리에 즉각적이고 극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우려다. 그는 “지난 60년간 내 경험이 내게 말해주는 것은 (브렉시트 때는) 생활수준과 함께 파운드화가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점”이라며 “유일한 승자는 투기꾼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중앙은행 등이 예고한 장기적인 충격도 언급했다. 그는 브렉시트 뒤 5년 혹은 그 이후 영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지만, 가계소득이 연간 3000~5000파운드(약 510만~850만원)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화 급락은 대다수 영국 유권자를 더 가난하게 할 뿐이며, 그 어느 때보다 많고 강력해진 투기 세력이 영국 정부와 유권자들의 판단착오를 이용해 막대한 돈을 벌게 된다는 게 소로스의 충고다.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1992년 파운드화 가치하락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국중앙은행은 1990년대 초 고평가된 파운드화를 떠받치느라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했다. 파운드화 폭락으로 기준금리를 10%에서 5.5%로 낮췄고, 경기부양 효과가 있었다. 반면, 기준금리가 0.5%로 사상 최저 수준인 지금은 영국중앙은행에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영국 국립사회문제연구소가 20일 설문조사한 결과, 유럽연합(EU) 잔류 53%, 탈퇴 47%로 잔류 여론이 더 높았다. 지난 16일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이후 잔류 여론이 우세를 보이면서 파운드화도 급등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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