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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또 거친 막말…공화주류 ‘끙끙’

등록 2016-06-06 18:39수정 2016-06-06 18:39

“무슬림 판사 불공정할수도”
소수자 차별·사법부 모욕 논란까지
당 지도부 “상·하원 선거 악영향” 한숨
도널드 트럼프를 사실상 대선 후보로 인정한 공화당 주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후보가 되면, 이전까지와는 달리 좀더 정제된 모습의 ‘도널드 트럼프 2.0’이 가능하리라 기대했으나, 트럼프가 여전히 인종차별, 사법부 모욕 등 논란성 발언을 계속 쏟아내 대선 본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5일 <시비에스>(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진행자인 존 디커슨이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과 관련해 “만일 무슬림 판사라도 (당신이 멕시코계 판사에 대해 느꼈던 것처럼) 당신의 정책 때문에 그들이 공정하게 재판하지 않을 거라고 여기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그렇다. 절대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답해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을 맡은 곤살로 쿠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에 대해 인종적 편향 가능성을 제기해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는 대선 직후 법정 출석 명령을 내린 쿠리엘 판사에 대해 “판사가 멕시코계지만 나쁠 게 없다. 멕시코인들은 내가 일자리를 주면 나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이런 언행 때문에 소수계 유권자들이 등을 돌려 11월 대선 본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도 패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공화당은 2014년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선 패배와 함께 의회까지 민주당으로 넘어가면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정국 주도권을 완전상실하게 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엔비시>(NBC) 인터뷰에서 “그런 말(트럼프의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당 지도부의 조언을 받아들여 언행을 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는 이제 69살”이라며 “트럼프처럼 성공한 삶을 살아온 그 나이대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일은 매우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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