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수정 압박 기류에 반발
‘부자 증세’ 서민 표 잡기 가속
‘부자 증세’ 서민 표 잡기 가속
“나는 내가 해야할 일들을 하겠다. 나한테는 내게 투표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있다.”(8일 <에이비시>(ABC) ‘디스위크’ 인터뷰)
유권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지도부와 ‘타협’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본색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7월 전당대회 의장직을 위협하며 오히려 공화당 주류를 향해 ‘협조’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트럼프는 이날 <에이비시> 방송에서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언급하면서 “그래서 나는 나의 원칙에 진실하게 남아있어야 한다. 나는 보수적이지만 (우리당이) 공화당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공화당이지) 보수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라이언 의장이 “아직 트럼프를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자유무역·국외 군사개입 등에서) 보수의 가치를 좀 더 분명히 보여달라고 주문한 데 대한 거부인 셈이다. 트럼프는 8일 <엔비시>(NBC) ‘미트 더 프레스’에도 출연해 “라이언 의장의 지지를 받고 싶다”며 “하지만 그가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에 맞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역시 ‘라이언 의장 공격’에 가담했다. 그는 이날 <시엔엔>(CNN)에 출연해 라이언의 ‘낙마’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라이언은 오는 11월 위스콘신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공화당 예비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예비선거에서 라이언 대신 폴 넬런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엔비시>와 <에이비시> 인터뷰에서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고 중산층과 기업, 모든 (일반) 사람들에 대한 세금은 낮춰야 한다. 또 사람들이 어떻게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8377원)로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자증세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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