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40~100년간 거액후원 대가
선수촌·경기장서 독점판매권 가져
의협 “비만조장 업체의 후원 잘못”
IOC도 “올림픽 가치와 달라” 고민
선수촌·경기장서 독점판매권 가져
의협 “비만조장 업체의 후원 잘못”
IOC도 “올림픽 가치와 달라” 고민
30대 중반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음료회사를 키우기 위해 고민하던 로버트 우드러프는 1928년 제4회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올림픽에 눈을 돌렸다. 그는 미국 대표팀에 1000상자의 ‘시커먼 물’을 공짜로 보냈고,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 선수들이 먹는 이 음료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중을 사로잡았다. 음료가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세계 최대 음료회사를 갖게 된 우드러프는 올림픽 후원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코카콜라가 최장수 올림픽 후원사가 된 순간이었다.
코카콜라와 올림픽의 이런 ‘오랜 인연’이 위협받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비만의 주범’인 미국의 코카콜라와 맥도널드를 계속 올림픽 후원사로 유지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 전했다. 자크 로게 위원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데 돈이 점점 더 많이 들면서 인류의 건강을 포함한 올림픽 가치를 지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비만이 이슈인 시대에 코카콜라와 맥도널드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계속 묻고 있다”고 말했다. 1928년 이후 줄곧 올림픽을 후원해왔던 코카콜라는 2020년까지 후원 계약을 맺은 상태다. 36년 동안 올림픽 후원사였던 맥도널드도 계약을 지난 1월 8년 더 연장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올림픽 공원과 올림픽 선수촌, 올림픽 경기장 안에서는 맥도널드와 코카콜라, 하이네켄 3개 브랜드만이 판매 권한을 갖는다.
로게 위원장의 발언은 코카콜라와 맥도널드의 올림픽 후원에 대한 비난이 고조된 상태에서 나왔다. 영국의사협회는 지난 5월 “건강함을 상징하는 올림픽에 비만을 조장하는 맥도널드 등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아이오시가 코카콜라와 맥도널드를 끊기에 유혹은 크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아이오시의 최대 수입원은 39억달러에 이르는 방송 중계료지만, 11개 후원사로부터 받는 9억5700만달러의 후원금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돈의 90% 이상이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국제경기연맹 등에 배분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등이 아이오시의 요구대로 비만 퇴치 운동 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때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코카콜라한테 중국 정부에 인권 개선과 언론 자유 등에 관한 압박을 가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코카콜라는 이를 외면했다. 돈이 안 되는 일에는 절대 나서지 않는 게 올림픽 후원 기업들의 특징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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