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40대 미 대학서 총기난사
오이코스 강의실선 무슨일이
오이코스 강의실선 무슨일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해안 오클랜드 시내의 조용한 한국계 신학대 오이코스는 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총기사건 중 하나로 기억될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클랜드 트리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들은 경찰 발표와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범행부터 체포까지 긴박했던 1시간 반을 전했다.
학교에 찾는사람 없자
간호대 강의실 들어가
한명 쏜 뒤 무차별 살해 다른 강의실선 총소리에
문 잠그고 불꺼 참극 모면
도주 뒤 “내가 몇명 쏴” 자수 ■ 짧고도 처참한 범행 순간 간호대와 이에스엘(ESL·제2언어로서의 영어) 수업이 몰려 있던 이날 오전 학생과 교직원 약 35명은 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캠퍼스 안에서 강의와 업무로 바빴다. 카키색 옷을 입고 회색 비니를 눌러쓴 건장한 체구의 고원일(43)씨가 45구경 캘리버 권총을 들고 캠퍼스에 나타날 때까지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상황은 오전 10시30분께 급변했다. 고씨는 학교 접수원을 인질로 붙잡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한 여성 학교 관리자를 찾다가 실패했다. 그러자 간호대 강의실에서 그의 비서로 알려진 여학생의 가슴을 조준사격했다.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청장은 “(이후) 범인이 학생들을 벽에 기대서게 한 뒤 한명씩 총으로 쐈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학생들은 고함을 지르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 도움을 요청했다. 고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학교 건물 옆 주차장에서 체링 린징 부티아(38·남)를 총으로 쏴 죽이고 차를 훔쳐 달아났다. ■ 추가범행 아찔한 모면 다른 강의를 듣고 있던 간호대 학생 8명은 한 학생의 침착한 대응으로 참극을 모면했다. 데첸 양돈(27·여)은 건물에 총소리가 울려퍼지자 강의실 문을 잠그고 불을 껐다. 고씨가 문을 향해 4발 가까이 총을 쐈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학생들은 경찰이 올 때까지 10분간 책상 밑에 몸을 숨겼고, 피해자는 없었다. 또다른 교실에서 학생 20명과 함께 수업을 하던 영어강사 루커스 가르시아(33·남)도 총성과 함께 “총 가진 사람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 직후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양돈은 “밖에서 접수원이 ‘주여, 주여, 그가 총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문을 잠그고 있어 도와줄 수 없었다”고 전했다. ■ 지옥이 된 신학교 경찰은 오전 10시33분 첫 신고전화를 받았다. 경찰 특수기동대(SWAT)는 즉시 건물에 진입해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5명은 이미 즉사했고, 2명은 인근 하일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즉사한 주검들은 오후 2시 수습이 완료될 때까지 방수포로 덮인 채 사고현장 한편에 누워 있었다. 사망자 명단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진 콴 오클랜드 시장은 “피해자 대부분이 한인 공동체 소속”이라고 밝혔다. 또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캐슬린 핑(24)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남동생의 전언이 보도됐다. 간호대 학생인 캐슬린은 4살 난 아들의 엄마였다. ■ 용의자, 느긋한 자수 고씨는 도주 직후 학교에서 5마일(약 8㎞) 정도 떨어진 앨러미다의 한 쇼핑몰 식품점으로 갔다. 그는 고객서비스 카운터로 유유히 걸어가 직원에게 “내가 방금 사람 몇명을 쐈다. 나는 체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 발생 1시간30여분 만에 순순히 쇼핑몰 보안요원에게 체포됐으며,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정밀조사에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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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강의실 들어가
한명 쏜 뒤 무차별 살해 다른 강의실선 총소리에
문 잠그고 불꺼 참극 모면
도주 뒤 “내가 몇명 쏴” 자수 ■ 짧고도 처참한 범행 순간 간호대와 이에스엘(ESL·제2언어로서의 영어) 수업이 몰려 있던 이날 오전 학생과 교직원 약 35명은 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캠퍼스 안에서 강의와 업무로 바빴다. 카키색 옷을 입고 회색 비니를 눌러쓴 건장한 체구의 고원일(43)씨가 45구경 캘리버 권총을 들고 캠퍼스에 나타날 때까지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상황은 오전 10시30분께 급변했다. 고씨는 학교 접수원을 인질로 붙잡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한 여성 학교 관리자를 찾다가 실패했다. 그러자 간호대 강의실에서 그의 비서로 알려진 여학생의 가슴을 조준사격했다.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청장은 “(이후) 범인이 학생들을 벽에 기대서게 한 뒤 한명씩 총으로 쐈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학생들은 고함을 지르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 도움을 요청했다. 고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학교 건물 옆 주차장에서 체링 린징 부티아(38·남)를 총으로 쏴 죽이고 차를 훔쳐 달아났다. ■ 추가범행 아찔한 모면 다른 강의를 듣고 있던 간호대 학생 8명은 한 학생의 침착한 대응으로 참극을 모면했다. 데첸 양돈(27·여)은 건물에 총소리가 울려퍼지자 강의실 문을 잠그고 불을 껐다. 고씨가 문을 향해 4발 가까이 총을 쐈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학생들은 경찰이 올 때까지 10분간 책상 밑에 몸을 숨겼고, 피해자는 없었다. 또다른 교실에서 학생 20명과 함께 수업을 하던 영어강사 루커스 가르시아(33·남)도 총성과 함께 “총 가진 사람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 직후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양돈은 “밖에서 접수원이 ‘주여, 주여, 그가 총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문을 잠그고 있어 도와줄 수 없었다”고 전했다. ■ 지옥이 된 신학교 경찰은 오전 10시33분 첫 신고전화를 받았다. 경찰 특수기동대(SWAT)는 즉시 건물에 진입해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5명은 이미 즉사했고, 2명은 인근 하일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즉사한 주검들은 오후 2시 수습이 완료될 때까지 방수포로 덮인 채 사고현장 한편에 누워 있었다. 사망자 명단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진 콴 오클랜드 시장은 “피해자 대부분이 한인 공동체 소속”이라고 밝혔다. 또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캐슬린 핑(24)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남동생의 전언이 보도됐다. 간호대 학생인 캐슬린은 4살 난 아들의 엄마였다. ■ 용의자, 느긋한 자수 고씨는 도주 직후 학교에서 5마일(약 8㎞) 정도 떨어진 앨러미다의 한 쇼핑몰 식품점으로 갔다. 그는 고객서비스 카운터로 유유히 걸어가 직원에게 “내가 방금 사람 몇명을 쐈다. 나는 체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 발생 1시간30여분 만에 순순히 쇼핑몰 보안요원에게 체포됐으며,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정밀조사에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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