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인이 운영 ‘무언가를…’
12시간만에 조회 140만건 늘어
‘김정은 사진 블로그’도 등장
12시간만에 조회 140만건 늘어
‘김정은 사진 블로그’도 등장
‘옷감을 보고 있는’ ‘화환을 보고 있는’ ‘스웨터를 보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현장지도 사진 밑에 ‘~을 보고 있는’ 이라는 설명을 반복적으로 달아놓은 인터넷 블로그가 지구촌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시엔엔>(CNN)은 20일(현지시각) ‘무언가를 보고 있는 김정일(Kim Jong Il Looking at Things)’이라는 블로그(http://kimjongillookingatthings.tumblr.com/)가 김정일 사망 발표 뒤 12시간 동안 14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블로그의 월평균 조회수는 50만건이다.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의 설립자 데이비드 카프도 지난 6월 <시엔엔>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텀블러로 ‘무언가를 보고 있는 김정일’을 꼽은 바 있다.
이 블로그는 지난해 10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광고회사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는 주앙 호샤가 만들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김정일이 같은 모자, 같은 선글라스, 같은 코트 차림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다. 이런 사진들이 북한에서 정치 선전에 활용된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블로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호샤는 ‘친애하는 지도자께서는 무언가 보는 것을 좋아하십니다’라는 대문 글과 함께 정기적으로 김 위원장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사진마다 ‘감나무를 보고 있는’ ‘컴퓨터실을 보고 있는’ 등 같은 형식의 설명글을 건조하게 달아 놓은 것이 ‘유머 코드’다. 그는 <시엔엔> 인터뷰에서 “아직 올리지 않은 사진이 375장이나 된다”며 “앞으로도 블로그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이 블로그를 그대로 모방한 ‘무언가를 보고 있는 김정은’ (http://kimjongunlookingatthings.tumblr.com/)도 등장했다. 블로그 개설자는 소개글에서 “내가 즐겨왔던 원전(무언가를 보고 있는 김정일)에 대한 헌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급조’된 블로그라 21일 오후까지 14장의 사진만이 올라와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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