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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매케인 “빈 라덴과 함께 지옥에 떨어져”
차베스 “진심에서 우러나는 슬픔”

등록 2011-12-20 16:03

김정일 사망에 세계 지도자 반응…냉소에서 애도까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세계 주요 지도자나 명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 등 일부 서방 지도자들은 ‘지옥’을 들먹이며 냉소하는가 하면, 제3세계 지도자 일부는 ‘친구’ ‘동지’ 등의 표현을 쓰며 애도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핵 프로그램 종식에 대해 우려와 희망을 드러내면서 인도적 차원에 국한한 조의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김정일이 카다피, 빈 라덴, 스탈린과 함께 지옥에 떨어져 자리를 함께 한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 대선 후보였던 매케인 의원은 성명을 내고 “김정일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돼 세계는 한층 더 나은 곳이 됐다”며 “60년 이상 동안 북한 주민들은 세계 최고의 전체주의 체제에서 폭압과 가난에 신음해왔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의 현 대권주자들 대부분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길고 잔인했던 국가적 악몽 속에 고통 받고 있다”며 “김정일의 죽음이 이를 종식시키는 것을 앞당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연설중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세상은 위험하다”며 “우리는 강력한 국방력과 총사령관의 의미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내어 “김정일은 20년 가까이 북한 주민의 기본권을 유린한 독재체제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사망이 북한 주민에게 60년간의 고립과 억압, 불행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칼 빌트 외무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독재자의 죽음은 늘 독재정권에 불확실성을 불러온다”며 “북한은 우리 시대에 가장 혹독한 독재국가였다”고 말했다.

반면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대사관에 가서 공식 조문을 했다. 후 주석은 전날 “우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자 노동당 총비서가 숨졌다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의 서거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북한 국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는 “형제인 북한 국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자기 절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북한 주민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외교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김 위원장을 ‘동지’라고 부르면서 애도를 표명했다. 차베스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슬픔”을 표명하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북한과 “연대”하고 있으며, “각국의 자주권과 세계평화를 위하는 주권국가들과 함께 계속하여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도 김 위원장을 ‘가까운 친구’로 언급하며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애도 성명에서 “김 위원장은 자기 정치적 신념에서 강한 개성을 가진 인물이었고, 북한의 자주권 유지를 위해 싸웠다”며 “우리 남매관계는 아주 오래 지속됐고, 친구로서 큰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와 이란 의회도 애도 성명을 내고 “북한이 큰 슬픔을 극복하고 국가 발전에 매진할 것으로 믿는다” “북한 주민과 정부, 의회에 조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쿠바는 국가평의회가 성명을 내어 김 위원장의 사망에 공식적인 애도를 표하는 한편 20일부터 사흘 동안 조기를 걸고 애도 기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 개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보다는 평화 유지와 핵 프로그램 종식을 촉구하거나 인도적 차원에 국한한 조의를 표명하는 인사들도 많았다. 오스트레일리아 웨인 스완 부총리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나라가 협력해 안정과 절제를 공고히 하는 게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북한의 새 지도부는 분단된 한반도에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유럽연합은 상황을 면밀히 관찰중이며 우리는 향후 북한 지도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북한 주민에 대한 유엔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기도 했던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방송에 출연해 “북한과 한반도는 원래 ‘불씨 지역’”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망이 한반도 정세에 극심한 우려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껏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은 통하지 않았다”며 “백악관은 침착을 유지해야 하며, 사태추이를 관망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등 아직까지는 바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북사업을 활발히 해온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업지구 협력사업을 열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타계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며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회장인 김희중 천주교대주교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애도를 표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뼈아픈 사정으로 평행선을 달리기보다는 교착점을 찾아 공존의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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