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26일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오른쪽에서 네번째)과 함께 헤이룽장성 다칭에서 건설중인 주거단지를 시찰하고 있는 모습을 <신화통신>이 공개했다. 다칭/AP 연합뉴스
중국 오후 늦게 외교부 브리핑 통해 반응 나갈 듯
미리 알았는지 보여주는 특별한 움직임 없어
미리 알았는지 보여주는 특별한 움직임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알리는 북한의 공식 발표가 나온 직후, 북한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당국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 사망의 파장에 대처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주요 뉴스로 내보냈다.
중국시간으로 오전 11시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오자마자 <신화통신>은 11시7분(한국시각 12시7분) 평양발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지난 17일 사망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그의 생애에 대한 회고, 생전 현지지도 사진 등을 싣고 톱뉴스로 올렸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도 11시14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17일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중국 외교부 등 당국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후 늦게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중국 정부의 첫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시내 북한대사관은 발표가 나온 뒤 이날 오후 국기를 반기로 내려 달았지만, 외부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오후 <한겨레>의 전화를 받았지만 김 위원장의 서거에 대해 묻자 조심스런 목소리로 “그걸 어떻게 얘기하냐, 말할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17일 김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준비과정에서 북한이 중국에 미리 통보하고 사태를 논의했는지, 중국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가 초점이지만, 이를 보여주는 특별한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주말 동안 단둥, 옌지 등 북-중 국경지대에 특별한 동향이나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단둥 등 국경지역에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이제 공식 발표가 나오고 주민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북-중 국경지대에서 주민들이나 군부대 등의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도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에 긴급으로 특집코너를 마련해 김 위원장의 일생을 보여주면서, 김 위원장의 돌연한 죽음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몰고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상하이와 홍콩 증시도 폭락세를 보였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봉황위성텔레비전>에 “강력한 정치적 인물인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을 17년 통치하는 동안 동안 한반도 정세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 국내도 복잡한 상황이 됐고 국제고립도 계속 심화됐고 핵문제도 더욱 격화됐다”며 “김정일 서거는 한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새 지도자가 어떤 정책을 펼지, 북한 권력 승계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북한의 미래 정책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후 김정일 시대를 맞아 북핵문제도 새로운 국면을 받게 될 것이며, 이 변화는 북한 권력 교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기에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김정일의 돌연한 서거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돌발적이고 재난적인 영향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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