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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평화협정 서명…그루지야 철군은 ‘뭉그적’

등록 2008-08-17 22:03수정 2008-08-18 02:02

러시아군이 아직 철수하지 않고 있는 그루지야의 고리에서 목발을 짚은 한 그루지야 노인이 16일 러시아군 옆을 지나가고 있다.  고리/AP 연합
러시아군이 아직 철수하지 않고 있는 그루지야의 고리에서 목발을 짚은 한 그루지야 노인이 16일 러시아군 옆을 지나가고 있다. 고리/AP 연합
일부 철수…세나키 등 거점 도시 계속 점령
미 “제한적 순찰만 허용…협정 위반” 반발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또다시 휴전협정에 서명했지만, 러시아가 “추가적 안전조처의 이행”을 들며 전면 철수를 미뤄 긴장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8일 전쟁 발발 이전 위치로 양국 군대가 철수하는 것을 뼈대로, 러시아군의 일부 제한적 순찰 활동을 허용하는 평화협정안에 서명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전날,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등과 장시간 협의 뒤에 서명을 끝마쳤다.

러시아군은 이날 협정 서명과 동시에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48㎞ 가량 떨어진 이고에티 지역에서부터 철군을 시작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평화협정에 서명했지만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철수 일정은 추가적인 안전조처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히는 등, 당장 전면적 철수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이고에티를 떠난 러시아군은 서쪽 외곽에 멈춰, 탱크와 대포 등으로 방어막을 쌓고 전략도시 고리를 겨냥했다. 또 러시아군은 항공기지가 있는 세나키도 점령했다. 세나키는 흑해의 항구도시 포티를 비롯해 압하지야 자치공화국으로 이어지는 주요 거점도시다. 러시아 군이 이고에티와 세나키, 두 도시를 점령함으로써 그루지야 서부 절반 지역을 관통하는 주요도로를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상태라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 역시 17일 현재, 트빌리시 반경 40㎞ 지역에 러시아군이 여전히 주둔하고 있어 협정 서명 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러시아가 벌써부터 협정안을 위반하고 있다고 즉각 비판했다. 메르베데프 대통령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눈 뒤 러시아군이 18일(현지시각)부터 그루지야에서 남오세티야로 퇴각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해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라이스 국무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신용’을 의심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러시아군이 철군 일정을 미루고 있는 까닭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지위 문제 등을 확고하게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철수 일정은 러시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라”며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얼마나 빨리 해결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남오세티야 등의 지위 문제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또 “남오세티야에 평화유지군을 증강하겠다”는 발언을 통해, 그루지야 나머지 지역에서 철수한 뒤에도 남오세티야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이런 태도에 대해, 미국 등은 협상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 그루지야의 영토주권은 지켜져야 한다며 “이 문제는 토론의 여지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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