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고 재배기간 짧아
국제 투기 대상서도 벗어나
국제 투기 대상서도 벗어나
쌀과 밀의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투박한 감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전했다.
페루 리마에 있는 국제감자센터(IPC)의 파멜라 앤더슨 대표는 “세계 식량 위기는 현실이고 모든 사람을 먹일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감자 예찬론을 폈다. 8천년 전 안데스 산맥에서 처음 재배된 감자는 어떤 고도와 기후에서도 적은 양의 물로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면적에서 재배했을 때 쌀이나 밀보다 2~4배 정도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으며, 재배 기간도 50일에 불과하다. 유엔은 감자를 “숨겨진 보물”이라고 일컬으며, 2008년을 ‘세계 감자의 해’로 정했다.
감자는 90년대 초반 이후 상대적으로 저개발 국가가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생산과 소비가 크게 늘었다. 현재 최대 감자 생산·소비국은 중국으로 7200만톤을 생산해 5288만톤을 소비한다. 페루 정부는 지난해 두배 가까이 오른 밀 가격 때문에 감자가루로 만든 빵을 공급하는 계획을 긴급히 도입했다. 인도의 식량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동안 인도의 감자 생산량을 두배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감자가 대체 식량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국제 투기꾼들에게는 매력적인 작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매년 6억톤이 생산되는 밀 가운데 17%는 중간 브로커를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 그러나 감자의 국제 거래량은 생산량의 5% 미만으로 추산된다. 감자는 밀·쌀보다 무겁고 곰팡이 등에 의해 변질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생산지에서 소비된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