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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BTS 입대에 “비틀스 흩어진 셈” “재결합까지 1만3128시간”

등록 2023-12-13 15:55수정 2023-12-13 17:22

주요 외신들 보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하이브 누리집 갈무리
그룹 방탄소년단(BTS). 하이브 누리집 갈무리

“밴드 비틀스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시점에 입대를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고 상상해보라. 이는 세계 최대 팝 밴드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현재 상황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지민과 정국이 육군에 현역으로 입대한 12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가 보도한 ‘방탄소년단(BTS)이 군대에 간다’는 제목의 기사 첫머리다. 전날 알엠(RM)과 뷔까지 육군에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방탄소년단 멤버 모두 병역 의무 이행에 들어가자 이같이 비유한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과 뷔가 나머지 멤버들의 배웅을 받으며 지난 11일 현역으로 육군에 입대했다. 방탄소년단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과 뷔가 나머지 멤버들의 배웅을 받으며 지난 11일 현역으로 육군에 입대했다. 방탄소년단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비비시는 방탄소년단의 입대를 둘러싼 이야기와 팬들의 반응, 한국의 병역제도 등을 기사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했다.

먼저 정국에 주목했다. 비비시는 불과 4주 전만 해도 미국 뉴욕에서 솔로 활동의 정점을 달린 정국이 모든 걸 멈추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정국은 솔로 앨범 ‘골든’과 수록곡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로 최근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하는 노래와 춤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깜짝 공연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기 절정에서 군입대를 위해 바로 한국으로 돌아온 그의 모습에 눈길이 간 것이다.

비비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달라진 머리 스타일에 관심이 쏠린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케이(K)팝 스타들의 풍성한 곱슬머리는 사라지고 대신 군인들의 짧은 머리 스타일인 ‘에그 헤드’로 등장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비비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입대를 앞두고 불거진 병역 특혜 논란도 짚었다. 비비시는 한국은 북한과 전쟁 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남성은 18개월 동안 군에서 복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가장 유명한 문화 상품인 방탄소년단도 군 복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케이(K)팝 학자인 그레이스 카오 예일대 교수는 비비시에 “서양 팬들에게는 성공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활동을 멈추고 강제로 휴식기에 들어가야 하는 모습은 매우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과 정국이 지난 12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일곱 멤버 전원이 ‘군 공백기’에 돌입했다. 방탄소년단 공식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과 정국이 지난 12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일곱 멤버 전원이 ‘군 공백기’에 돌입했다. 방탄소년단 공식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이어 방탄소년단 입대에 안타까워하는 전세계 각지 팬들의 반응도 소개됐다. 비비시는 11∼12일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는 이모티콘이 넘쳐났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케이팝 학자인 지민 팍 교수는 비비시에 “많은 팬이 짧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11∼12일에는 6년 전 발표된 방탄소년단의 노래 ‘봄날’(Spring Day)이 갑자기 미국 아이튠스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봄날’은 크리스마스 시즌 1위를 차지해 온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를 제쳤다. 비비시는 이런 팬들의 태도와 반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배우자나 연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야 했던 여성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묘사했다. 방탄소년단의 봄날은 ‘보고 싶다 이렇게/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너무 야속한 시간’ 등의 노랫말을 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과 뷔가 지난 11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이 방탄소년단 팬들과 당국의 통제 인력,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과 뷔가 지난 11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이 방탄소년단 팬들과 당국의 통제 인력,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외신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입대 소식에 주목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민과 정국은 동반입대 복무제도를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동반입대 복무제도는 친구나 형제, 친척 등과 함께 입영해 함께 훈련을 받고 같은 생활권 단위의 부대로 배치돼 전역 때까지 복무할 수 있는 제도다.

로이터 통신은 방탄소년단의 일본 팬들이 일본 도쿄의 한 카페에 모여 그들의 귀환을 기다리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전했다. 간호사로 일하는 이토 아야미(22)는 로이터 통신에 “슬프지만, 그들이 군대에 가 더 성숙해지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뷔가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 팬들에게 전한 편지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병역 의무를 마친 뒤 재결합 콘서트를 열려면 적어도 1년6개월이 지나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타이머를 시작하는 팬들을 위해 1년6개월은 약 547일, 1만3128시간 또는 4700여만초라고 덧붙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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