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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7주 만에 키이우 미사일 공격…올 겨울도 에너지시설 공습 전망

등록 2023-11-13 11:16수정 2023-11-13 19:29

러시아군이 7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벌인 11일(현지시각) 키이우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대피해 앉아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7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벌인 11일(현지시각) 키이우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대피해 앉아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7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습을 재개하자, 지난해에 이어 올 겨울에도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습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밤 공개된 영상 연설에서 “적군이 우리의 기반시설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모든 관심을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고는 러시아군이 7주 만에 수도 키이우 공습을 재개한 뒤 나왔다.

러시아군은 전날인 11일 키이우를 향해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세르히 포프코 키이우시 군정청장은 “적군이 52일 동안 중단했던 미사일 공격에 다시 나섰다”며 “이 미사일은 키이우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의 각종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습했고, 이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겨울철 내내 에너지 부족에 시달렸다.

게르만 갈루첸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11일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현재까지만 보면 올 겨울에 사용할 에너지가 충분하다면서도 “문제는 앞으로의 공격이 에너지 공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으로 방공망을 강화한 만큼 지난해처럼 무차별적인 에너지 시설 공격을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근 상대적으로 방공망이 허술한 지역의 에너지 시설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주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서부 폴란드 국경 근처의 흐멜니츠키 원전 주변 지역을 나흘 연속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중부 폴타바주 지역의 정유 시설 등을 공격했다. 최근 몇주 동안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60회를 넘어섰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군은 동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인 바흐무트 주변과 아우디이우카에 대한 공격도 늦추지 않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주변에서 활발한 작전을 전개하면서 (우리에게) 빼앗긴 진지 재점령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5월 바흐무트를 점령했으나, 그 이후 이 도시 인근 마을들을 우크라이나군에게 다시 빼앗겼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10일부터 벌이고 있는 바흐무트 남부 도시 아우디이우카 포위 작전도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 국방장관들은 14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회원국간 이견 때문에 논의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국방장관들은 유럽평화기금(EPF)을 통해 앞으로 4년간 200억유로(약 28조3천억원)를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할당하는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지만, 독일 등 몇몇 회원국은 이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까지 1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탄약 100만발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의 한 외교관은 지난 2월9일부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탄약은 30만발이라고 말했다고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국방장관들은 탄약 공급을 서두를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무기 업체들의 생산 능력 때문에 앞으로 4개월 동안 나머지 70만발을 공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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