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중국 외교부 누리집 갈무리
북한과 정상회담을 마친 러시아가 18일 중국과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러의 밀착과 관련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18일 모스크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두 장관이 이번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전보장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러 외교장관 회담이 실현되면, 자연스레 닷새 전인 13일 이뤄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사적으로 밀착 중인 북-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중-러 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중-러는 일관되게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최근 상황에 대해 주목해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17일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제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회담 준비를 하려면 왕 부장이 사전 협의를 위해 라브로프 장관과 만나야 한다.
왕 부장의 방러는 미국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왕 부장이 18일 모스크바에 가면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는 불참하게 되기 때문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선 11일 왕 부장이 유엔 총회에 왕 부장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유엔 총회든 그 뒤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연내에 미국에서 왕 부장을 만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1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미-중 정상의 대면 회담이 이뤄지려면 사전에 왕 부장이 미국을 방문해야 한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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