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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땅 위에 생긴 거대한 ‘지하’…“모로코 흙집 붕괴, 공기층 없다”

등록 2023-09-12 13:31수정 2023-09-13 02:41

11일 모로코 마라케시 남부 탈라트은야쿱 마을에서 구조대가 잔해 밑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일 모로코 마라케시 남부 탈라트은야쿱 마을에서 구조대가 잔해 밑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 밤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모로코에 국제 구조대가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생존자 구조에 적기인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현장에선 절망의 신음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대규모 지진과 달리 기적의 생환 소식도 거의 들려오지 않는다. 흙으로 지은 가옥들이 대거 무너져 내리면서 잔해에 공기층이 형성되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1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진 닷새째인 이날 피해 지역인 모로코 아미즈미즈시에는 구조대가 도착하고 구호물품이 전해졌다. 모로코군과 영국 정부 파견팀 등이 아미즈미즈시 외곽의 한 공터에 도착해 이재민들을 위한 대규모 텐트촌을 설치하고 비상 식량과 식수 등 구호품을 전달했다.

하지만 잔해에 깔린 실종자 수색 작업은 거의 진척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모로코로 간 첫 국제 구조대가 마침내 11일 피해 현장에 배치됐지만, 잔해 밑에서 생존자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점토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건물 잔해 아래에 공기층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번 지진의 특징으로 꼽고 있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군인은 “벽과 천장이 무너질 때 잔해들이 대부분 흙으로 변하면서 흙더미 내부에 공기가 스밀 공간이 없이 사람들이 매몰됐다. 살아 있는 채 묻힌 사람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도 12일 모로코 남서부의 지진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 사실상 생존자를 더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저물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관 30명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트 바스케스 스페인 구조팀 소통담당관은 “지진 발생 사흘이 지난 뒤로는 생존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기대를 놓지 않았다.

11일 영국 구조대가 하이아틀라스산맥 알하우즈주 도시 물라이브라힘 인근 아스니 마을에 위치한 모로코 군 야전병원에 배치됐다. AFP 연합뉴스
11일 영국 구조대가 하이아틀라스산맥 알하우즈주 도시 물라이브라힘 인근 아스니 마을에 위치한 모로코 군 야전병원에 배치됐다. AFP 연합뉴스

11일 모로코 남서부 도시 틴멜의 한 마을에서 구호품이 도착하자 생존자들이 길게 줄을 서 구호품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1일 모로코 남서부 도시 틴멜의 한 마을에서 구호품이 도착하자 생존자들이 길게 줄을 서 구호품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모로코 국영언론 ‘르 마탱’에 따르면, 모로코 내무부는 12일 오후 1시 현재 지진 사망자가 2901명, 부상자가 5530명이라고 밝혔다. 늑장 대응으로 원성을 사고 있는 모로코 정부에서 총리가 이날 지진 발생 이후 처음 공개 발언에 나섰다. 아지즈 아칸누시 총리는 피해 지역의 주택 재건에 관한 회의를 이날 주재했다며 “집을 잃은 시민들은 보상을 받을 것”이고 학교·병원·도로 등 인프라를 포함해 주택 3만여채를 다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국제적 도움을 포함해 구조대를 반드시 보내겠다고 맹세하며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여론을 달래려 애썼다.

한편,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이날 모로코 지진으로 약 10만명의 아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인구가 약 30만명이라고 집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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