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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란, 한국에 묶였던 자금 회수…“역동적 외교 결과”

등록 2023-08-14 11:45수정 2023-08-14 22:03

동결자금 회수 성공에 만족감
미국과 이란은 지난 10일 자국에 수감된 죄수를 맞교환하고,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유로화로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0일 자국에 수감된 죄수를 맞교환하고,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유로화로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4년 간 한국에서 원유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던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로 자금 동결이 해제된 뒤 외교 성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13일 옛 트위터 ‘엑스’에 “라이시 대통령 취임 이후 이란은 국익 보호와 국민 권리 수호를 위해 역동적 외교 활동을 강조해왔다”면서 “우리는 불법적 대이란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협상과 외교를 포기한 적 없다. 완전한 권리 실현이란 최종 결과까지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과 이란은 수개월간의 간접 협상 끝에 각각 수감자 5명을 맞교환하고 2019년 이후 한국에 동결된 이란 원유 대금의 송금을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CBI) 총재는 12일 ‘엑스’에 “한국에 동결된 자금이 약 70억 달러(9조3천억원)에서 거의 10억 달러가 줄어 60억 달러(7조9천억원)가 됐다. 원화가치 하락 때문”이라며 “4년간 무이자로 묶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동결된 자산을 유로화나 미국 달러보다 환율이 낮은 한국 원화로 바꾸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르진 총재는 한국의 자금이 유로화로 환전돼 카타르로 송금되면, 카타르에 있는 이란의 여섯개 계좌로 이체될 것이며 이후 은행 결제 시스템을 통해 비제재 물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란의 동결자금 회수가 수년간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이란에 단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자금 확보를 승인해준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란과 미국의 어떤 거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 성명을 내어 “핵 기반 시설 해체가 빠진 합의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지 못하고, 이란의 후원을 받는 테러리스트에게만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국은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을 통해 이란에 지급될 한국 자금은 식량, 의약품 등을 위해서만 쓰인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감시 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이란 정부가 결국 동결 해제된 자금을 용처 제한 없이 사용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12일 에이피 통신은 “카타르는 자금의 지출을 어떻게 모니터링할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이 자금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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