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만 신주에서 티에스엠시(TSMC)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 개관식이 열리고 있다. 신주/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가 독일에 100억 유로(14조4500억원) 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독일 정부가 총 투자액의 절반인 50억 유로(7조2240억원)를 보조하고, 티에스엠시가 나머지의 70%인 35억 유로(5조570억원)를 투자한다.
티에스엠시는 8일 이사회를 열어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공장(팹)을 건설하는 안건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는 독일 반도체 공장에 34억9993만 유로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
공장은 총 100억 유로 규모를 들여 건설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제공할 차량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7년부터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샤오창 티에스엠시 선임부사장은 지난 5월 유럽의 한 기술포럼에서 ”유럽에 들어설 신규 공장은 28나노미터 성숙 공정을 기반으로 한 차량용 반도체인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 등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은 독일·네덜란드 회사와 합작으로 운영된다. 독일 차량부품 회사인 보쉬, 독일 반도체 회사인 인피니온,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인 엔엑스피(NXP)가 참여한다. 티에스엠시가 70%의 지분을 갖고, 보쉬와 인피니온, 엔엑스피가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한다. 독일 정부 보조금을 제외한 50억 유로 중 35억 유로를 티에스엠시가 내고 나머지 15억 유로를 세 회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티에스엠시는 독일 등 유럽 쪽 요청으로 2021년부터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유럽연합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지난 4월 430억 유로 규모를 지원하는 ‘칩법’에 합의했다. 유럽연합은 이를 통해 현재 9%대인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만을 중심으로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티에스엠시는 현재 미국과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에서는 3~5나노급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일본에서는 소니, 도요타 등과 합작해 자동차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대만 중앙통신은 “일본과 독일 공장을 통해, 티에스엠시가 자동차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티에스엠시는 인도에도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티에스엠시 최고경영자 류양웨이는 최근 미국 시엔비시(CNBC)와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인도에 총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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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