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와 입을 가린 한 남성이 26일(현지시간) 불길에 휩싸인 그리스 중부 세스클로 지역의 한 농장을 달리고 있다. 기록적 폭염으로 유럽 곳곳에서 산불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그리스에서는 지난 13일 이후 전국에서 약 50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7월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는 27일 “올해 7월의 첫 3주간은 기록 사상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였음이 확인됐다. 마지막 주 추세를 고려할 때 7월 전체도 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에 따라 나온 전망이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국장은 “기록적인 기온은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며 “7월의 기록이 예외로만 남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6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섭씨 17.08도로 역대 일일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6년 8월13일의 16.8도였다.
올해 7월1일부터 23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월간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인 16.63도(2019년 7월)를 상회한 기록이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캐나다와 그리스 등에서 발생한 산불과 함께 북미·아시아·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속된 폭염과 관련이 있으며, 인류의 건강과 환경,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는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명백하지만 “우리는 최악의 사태를 멈출 수는 있다”고 세계 각국이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 빙하기가 아니라면 2023년 7월은 역사상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며 “잔인한 여름이다. 지구 전체에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그간 예측과 반복한 경고와도 완전히 일치한다. 과학자들에게 분명한 것은 인간이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올해 7월에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자 미래의 예고편”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절실하다. 기후 행동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세계기상기구(WMO)는 누리집에 올린 세계 평균 기온 잠정 분석에서 “6월과 7월 초의 이례적인 고온은 엘니뇨 현상(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 상승 현상)의 발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적어도 한 해 동안 세계 평균 기온이 1850~1900년 평균보다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66%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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